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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제3회 공판기일에서 안 전 지사의 아내가 피해자의 뒤를 캐려한 증언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9일 오전 10시 열린 재판에는 지난해 초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고소인 김지은씨와 가깝게 지냈던 구모(29)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3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오전 안 전 지사 큰아들로부터 ‘그 누나(김지은) 정보를 취합해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큰아들에게 전화했더니 (안 전 지사 아내) 민주원 여사가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민 여사는 ‘안희정이 정말 나쁜 XX다.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구 씨는 김 씨가 수행비서가 된 직후부터 힘들다는 얘기를 자신에게 했다며 “특히 지난해 11월 피해자가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을 탈퇴했을 때쯤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가 ‘욕이 나오려 하고 계속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거나 수행비서를 그림자로 표현하며 ‘내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피해자가 어떤 일 때문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기자가 (피해자와의 성관계 과정에서) 안희정의 위력을 증명하는 취재를 시작하자 안희정이 직접 해당 언론사의 유력 인사(고위 간부)에게 전화해 취재를 중단하라고 한 사실을 듣고 실망했다”고 진술했다. 
구 씨는 피해자 김 씨 동료 중 한 명으로, 지난 대선 당시 안 전 지사 경선캠프에서 선행업무(안 전 지사가 특정 장소에 도착하기 전 미리 가 동선 등을 체크하는 업무) 등을 했다.
그는 “안 전 지사가 해당 보도가 나갈 것을 미리 알고 언론사 유력 인사에게 전화해 기사를 막아주면 (안 전 지사의 아내)민주원 씨 인터뷰를 잡아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해당 기자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구 씨는 경선캠프 분위기에 대해 “안 전 지사는 캠프 내에서 우리의 희망이자 왕 같은 존재”였다며 “안 전 지사와 자주 접촉하는 팀장급을 제외하고는 의견개진조차 어려운 분위기다. 의견을 전하더라도 묵살되기 일쑤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경선 캠프에서는 술자리가 빈번하게 있었고, 많은 여성이 대부분의 팀장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나도 한 차례 뺨을 맞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구씨는 지난 3월 5일 김씨의 최초 폭로 직후 캠프 동료들과 함께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명의로 캠프 내 다른 성폭력 의혹 등을 제기한 인물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 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 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 전 지사에게는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 안희정 전 충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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