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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자세’ 논란 ..홍준표 대구시장 "골프 갖고 왜 그래"
  • 기사등록 2023-07-17 13:26:42
  • 기사수정 2023-07-21 10: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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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못에서 기념촬영한 홍준표 대구시장. 홍준표페이스북 

 


지난 15일 경북 예천과 충북 오송에는 폭우로 수십명의 인명피해가 생겼다. 대구에서도 이날 오후 시내 하천을 건너던 70대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대구시장 홍준표가 지인들과 팔공CC에서 골프를 즐겨 구설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주말이고, 대구에 피해가 없었는데 웬 트집이냐”라고 반박했다. 


골프를 친 이날오후 4시쯤 도심 팔거천에서 60대가 사고로 숨졌다. 



15일, "주말에 테니스치면 되고 골프치면 안 되나" "주말은 프라이버시" 



홍준표 시장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 무단으로 하천변으로 들어가 미끌어져 사고 난 것”이라고 책임을 시민 잘못으로 돌리고 “팔공산에 비가 내려 운동을 중단한 것은 오후 1시”라며 “억지로 결부시키지 말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페이스북 다른 글을 통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며 “트집 잡아본들 나는 전혀 괘의치 않는다. 수십년간 지켜온 내 원칙이다.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다. 그런 거로 트집 잡는 권위주의 시대는 이젠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는 나아가 “주말 개인 일정은 철저한 프라이버시”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지난 5월 두바이 출장 때 부인과 동행했다는 논란에 대해 “ 나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국정감사를 제외 하고는 늘 아내와 같이 자비로 해외출장을 간다”며 “해외출장을 가면 나는 공무를 보고 아내는 현지 지인들과 어울리다가 저녁에 다시 만난다. 그걸 두고 시비 거는 것은 참 모자란 사람들이다. 정치인의 아내는 선거 때 후보자보다 더 고생을 하는데 되고 난 뒤 혼자 해외 돌아다니면 그거 되겠나”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 골프가 논란이 된 것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지난 15일 ‘폭우에 골프 치러 간 홍 시장, 제정신인가’라는 논평을 내고 “국무총리는 총리실 공직기강팀에 즉각 명령해 홍 시장에 대한 직무 감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슈가 됐다.



17일,"트집 잡지 마라" "벌떼처럼 덤빈다고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 그럴 사람이냐" 



홍준표 대구시장은 17일 대구지역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를 찾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이 '주말 골프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그런 트집 잡지 마라"고 반박했다.


이어 "토요일, 일요일, 주말에 그런 거 자꾸 시비걸지 마라"며 "주말에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권위주의 시대 정신으로 그런 식으로 질문을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관용차 (썼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개인 활동하는 데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는다. 내 차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대구시) 비상 근무자가 1천명이 넘었다'는 지적에 "내가 비상근무를 지시한 일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팔거천에서 시민 1명이 실종된 것과 관련해선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보고할 대구시 상황 자체가 없다. 골프 치는 동안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 받은 사항 자체가 없다"며 "팔거천 사고는 (골프 경기를) 그만두고 난 뒤 집에 와서 있을 때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괜히 그거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 그럴 사람이냐"며 "나는 그런 처신을 한 일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20분께부터 팔공CC에서 골프를 하다 비가 많이 오자 1시간여만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대구공무원들 "우리는 비상근무, 홍준표는 힐링골프"



대구공무원들도 18일 홍준표 대구시장의 '폭우 골프'를 강력 질타하고 나섰다.

홍 시장이 고립무원의 궁지에 몰리는 양상이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는 이날 <공무원은 비상근무, 본인은 힐링 골프, 막무가내 내로남불 홍준표 대구시장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상황과 직분을 망각하고 골프를 즐긴 홍 시장을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번 7.15~16 호우 대처와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번의 긴급지시사항 공문을 지자체에 하달했다. 15일에는 ‘군경을 포함한 정부의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는 대통령 긴급지시사항도 있었다"며 “대구시 역시 지난 14일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비상 1단계 근무를 확정하고, 부서별 비상근무체제 들어갔다. 구·군 역시 대구시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비상근무를 통해 현장순찰활동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전국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 대비해야 하는 이때 홍 시장은 15일 골프를 즐겼다”면서 “공무원들에게는 비상근무를 지시해놓고, 본인은 골프를 치러 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골프를 친 시기에 대해서도 논란이지만 이후 홍 시장의 공개적인 발언들은 논란을 넘어 충격”이라며 "홍 시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말했다"며 홍 시장 발언을 소환했다.


그러면서 "테니스는 되고 골프는 안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홍 시장이 긴급상황 대처에 부적절한 활동을 했다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공직자들의 주말을 자유라고 생각한다면 직원들에게는 왜 비상근무를 지시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골프 논란과 관련, “재난상황 발생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난 발생 시 실시간 보고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느냐가 핵심”이라며 "예산 절감을 외치며 본인의 관사는 신규 매입하고, 본인의 주말은 자유라고 하면서 공무원들은 비상근무하게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라고 규탄했다.





18일, 국힘 윤리위 "20일 홍준표 징계 논의" 직권 개시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위원장 황정근)는 18일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 논의를 직권 개시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홍 시장의 수해시 골프 논란 관련 징계 절차 개시 여부 안건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당일 오후 4시 30분 당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징계 논의 직권 개시는 윤리위원 3명 이상의 요청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앞서 당 사무처가 지도부 결정에 따라 홍 시장 논란 관련 진상조사를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윤리위가 자체적으로 홍 시장 징계 안건을 직권 상정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사실상 징계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리위는 지난 15~16일 호우 대처와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5번의 긴급지시사항 공문을 지자체에 하달했고, 15일에는 ‘군경을 포함한 정부의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에 총력 대응하라’는 윤석열 대통령 긴급지시로 대구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돌입한 가운데 홍 시장이 지인과 골프를 친 행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국민의힘 윤리강령은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가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이 발생한 경우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홍 시장 행위가 윤리강령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홍 시장이 국민적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사과나 반성 없이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며 국민 여론을 일축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홍 시장에 대한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당 안팎에서 급확산되고 있어, 당 윤리위의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징계에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이 있다.



19일, 돌연 “부적절, 송구” 자세 낮춰 



'폭우 골프'가 부적절하지 않다고 강변하며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 “벌떼처럼 대든다고 고개 숙일 것 같나”라고 비난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19일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뒤늦게 자세를 낮췄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5일 오전 대구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당시 대구시는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에 따라 비상2단계 체제로 행정부시장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총괄, 관리하고 있었다. 10시 신천 물놀이장 개장식도 예정대로 진행되었고, 개장식을 마친 후 11시반 경부터 한시간 가량 운동을 하였고 중간에 비가 와서 그만두고 돌아왔다. 주말 일정이고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어 "또한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수해로 상처입은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거듭 자세를 낮췄다.


홍 시장의 태도 돌변은 국민적 비난여론이 비등하고,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도 20일 긴급 소집한 회의에서 자신에 대해 중징계를 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고립무원의 궁지에 몰린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20일 오후 당 윤리위에 출석해 해명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리위 징계 개시에 홍준표 “ 가랑이 밑으로 기어가는 치욕” 반발 



홍준표 대구시장은 20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자신의 '폭우 골프'에 대한 징계 개시에 착수한 데 대해 "과하지욕(跨下之辱)"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굵은 글자로 이같이 적었다.


'과하지욕'이란 가랑이 밑으로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의미로,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한신이 불량배의 가랑이 밑을 기어갔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사자성어다.


이는 자신의 사과에도 국민의힘이 징계 개시를 결정한 데 대한 반발로 여겨진다. 

이 글은 홍 시장 스스로를 대장군인 한신의 반열에 올리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리위원들을 불량배로 폄하하는 의미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홍 시장은 '과하지욕' 글이 논란을 일으키자 삭제했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징계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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