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파문을 일으킨 아시아나 항공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번 사태는 전부 경영진 책임”이라고 사과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내식 사업자를 엘에스지(LSG)셰프코리아에서 게이트고메코리아로 바꾸는 과정에서 준비가 부족했다”며 “불편을 끼친 승객과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죄송하다.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이 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동원해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의 유동성을 확보하려 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해”라며 부인했다.
그는 “엘에스지셰프코리아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이 20%로 낮고, 원가 공개를 하지 않는데다 기내식 질이 떨어졌다”며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스위스 케이터링 업체인 게이트고메스위스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율을 40 대 60으로 하기로 해 경영에 더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사업자를 바꿨다는 주장이다.
게이트고메스위스의 모회사인 중국 하이난그룹으로부터 1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은 “여러 신규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전략적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하이난그룹과 파트너십을 쌓기 전에 이미 엘에스지 쪽에도 같은 투자를 요구해 박 회장의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회장은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차녀 박세진씨를 금호리조트 상무로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사회생활을 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그룹의 중요한 지위도 아니고, 우리 그룹에선 작고 중요도도 낮은 리조트로 보내 사회공부, 경영공부를 시키려는 것”이라며 “예쁘게 봐달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대한항공 직원연대’ 사례를 본떠 3일 밤 개설한 카카오톡 익명 단체대화방에서는 서울 도심 집회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미 6일과 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집회신고도 마쳤다.
카톡방은 한계 인원 1천명을 4일 오전 초과해 2개로 불어났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회사가 항공료 일부 환불이나 할인 대신 승객들에게 쿠폰(TCV)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기내 면세품 판매 업무가 급증해 항공 안전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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