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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총선 당시 박근혜 청와대는 자유한국당 공천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새누리당 공천 살생부’를 당시 김무성 대표에게 들이밀고 관철을 요구했다. 그 살생부가 오늘의 보수폭망을 부른 진앙지다.

공천파동을 겪으며 새누리당은 그해 20대 총선에서 패해 여소야대가 됐다. 1년6개월 여 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졌다. 살생부는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공천파동 피해자가 됐던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과 비박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탄핵표를 던진 것이다. 이어 보수정당은 한국당과 바른당으로 갈라졌다. 분열의 후유증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로 나타났다.

한국당이 회생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친박 비박계 갈등의 골로 사태는 악화되고 있다. 살생부에서 밝힌 대로 충성스러운 친박계 의원들이 나서 비박계와 혈투를 벌이고 있다. 박근혜 청와대의 살생부 파동은 내년 21대 총선까지 파장을 이어갈 것 같다. 살생부의 저주는 이어지고 있다.


▲ 김무성 한국당 의원


보수폭망의 출발지인 2016년 공천파동을 되돌아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당시 한국당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장성철 전 보좌관이 22일 출간한 ‘보수의 민낯, 도전 2022’라는 책에서 ‘막장 공천’ 실상을 밝혔다.
이 책에 따르면 공천을 앞둔 2016년 2월 24일 청와대 연락책이라는 김모씨가 김 대표를 찾아와 “청와대의 뜻”이라며 살생부를 전달했다. (살생부에는) 이재오 의원을 필두로 유승민· 정두언· 김용태· 조해진· 김세연· 김학용· 김성태· 박민식· 홍지만 의원 등의 이름이 있었다.
살생부 지목 배경과 관련해 장 전 보좌관은 “김씨는 ‘이재오는 당과 정체성이 맞지 않아서, 조해진은 유승민 원내대표 때 원내수석을 했기 때문에, 김세연은 유승민과 친해서, 홍지만은 유승민 선거를 도와서’라고 어이없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아니, 이재오 의원이나 김용태 의원 지역구에 다른 사람을 공천하면 누가 경쟁력을 갖고 이길 수 있냐”고 항변하니 김씨가 “그런 사람들 다 떨어지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른 이야기 안하고 말 잘 듣는 충성스러운 8~90명의 의원만 당선되면 좋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책은 “사실 청와대에 찍힌 의원들 지역구에서는 이상한 낌새가 있긴 했다”며 “예를 들면 김용태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는 공천 논의가 진행될 때쯤에 ‘월남참전전우회’ 등이 와서 ‘김용태에게 공천 주지 마라. 물러가라’는 시위를 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살생부는 김 대표가 정두언 의원에게 귀띔하면서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렀다. 정두언은 인터뷰를 통해 살생부 공방을 적극 벌이고 청와대뿐 아니라 김무성 대표도 맹비난했다. 유승민 의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공천장을 끝내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 한국당 의원들은 21일 의총에서 5시간 이상 계파대결을 벌이며 싸웠다.


김무성 당시 대표는 청와대의 노골적 공천개입에 반발했지만 적극적으로 막아내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당인감을 내주지 않아 친박계의 압박을 받았다. 거기서 나온 게 ‘옥새를 들고 튀어라’라는 패러디영상물이다. 국민들은 이를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총선에서 당선된 친박계는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에도 비박계와 물러서지 않는 결전을 치르고 있다. 21일 의총에서도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하고 김무성 전 대표의 은퇴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있었다. 살생부의 저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체격은 크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그늘에 가려 소신행보를 하지 못했다. 한 때 무대(무성대장)라고 불린 김무성은 67세의 노장이다. 다음 총선에 불출마를 이미 공언했다. 그런데도 당내 친박계 압박은 거세다. 당이 망하는 데 책임이 크니 차기 당권 잡을 생각은 꿈도 꾸지말라는 거다. 친박계와 일부 보수논객은 김 의원에게 자진탈당하거나 정계은퇴 하라고 면전에서 요구하고 있다. 저주의 덫에 걸린 것 같다. 참으로 끈질긴 악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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