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학자 출신인 박경서(79)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이 여성들이 포함된 직원 수십 명이 모인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여성 3명이 모인 것을 두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는 성적 농담을 던졌다. 이어 여성 3명의 가슴을 빗댄 “육X”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회식 자리에는 여성 직원 아홉 명을 포함해 서울과 강원도 원주의 팀장급 직원 34명이 참석했다. 한 관계자는 YTN에 “술잔이 돌기도 전에 박 회장이 성적 농담을 건네 놀랐다”면서 “간부들 중 이를 말리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내가 다소 늦어 실언한 것 같다”며 “백번 내가 잘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공식 사과문을 내고 “간담회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던 저의 발언에 대해 직원 한 사람이라도 거북하고 불편했다면 분명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사과했다.
박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지난해 8월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인권학자인 그는 한국 초대 인권대사와 경찰청 인권위원장을 지냈다. 북한을 30차례 가까이 방문하면서 북한과의 민간 교류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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