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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피카소’이자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1913~1974) 작가의 그림이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연달아 경신하고 있다. 붉은색 물감으로 작품을 그린지 엿새 만에 완성한 1972년작 전면 점화 ‘3-II-72 #220’이 27일 홍콩에서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85억 2996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수수료를 포함하면 100억원대다.


 

▲ 김환기가 뉴욕에서 그린 작품 3-II-72 #220


이 작품은 그의 그림 세계가 절정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 미국 뉴욕 시절의 전면 점화 중 하나다. 세로 254㎝, 가로 202㎝ 대형 면포 위에서 맑은 진홍빛 점들이 엇갈리는 사선 방향으로 패턴을 이룬다. 상단에는 푸른색 점들이 작은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그의 전면 점화 대부분이 푸른 색조인데 비해, 붉은색이 특징이다. 그가 남긴 붉은색 점화는 넉 점 정도로 알려졌다. 김환기는 일기에서 이 그림의 작업 과정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1972년 1월 30일 낮에 목재를 사와 틀을 만들었고, 2월 1일 밤 틀에 면포를 매어 그림을 그릴 준비를 마쳤다. 그 이틀 뒤 작업을 시작하면서 “진종일 비. 100×80 시작. #220 Rose Matar”라고 썼다. Rose Matar는 유화 물감 중 로즈매더 색을 뜻한다. 작업은 같은 달 9일 마무리됐으며, 작품 뒤쪽에는 ‘3-II-72 #220’등이 적혀 있다.


▲ 생전의 김환기 .


김환기는 한국 근현대미술 역대 낙찰가 1~6위를 휩쓸었다. 이전까지 최고가는 지난해 4월 경매에 나온 푸른색 전면 점화 ‘고요 5-IV-73 #310’(1973년)의 65억 5000만 원이었다. 3위 ‘12-V-70 #172’(1970년ㆍ63억 3000만 원), 4위 ‘무제 27-Ⅶ-72 #228’(1972년ㆍ54억 원), 5위 무제(1966년ㆍ48억 6000만 원), 6위 ‘19-Ⅶ-71 #209’(1971년ㆍ47억 2000만 원)이다.
그 바로 밑에 이중섭의 작품 ‘소’가 47억 원으로 7위에 자리하고 있다.

전면 점화는 미국 뉴욕에 머무르던 작가가 1970년부터 1974년 타계 직전까지 예술혼을 불사른 작업으로 평가된다. 달항아리나 매화 등 우리 자연과 전통 유물을 화폭에 품었던 작가는 1960년대 후반부터 형상을 버리고 선과 면, 점을 파고들었다. 특히 전면 점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그가 독자적인 추상 세계에 이르렀음을 보여 준다. 점 하나를 찍으면서도 같은 자리에 대여섯 번 붓질하고, 일일이 네모난 테두리를 둘렀다. 점들이 스미고 번진 흔적에서는 동양 수묵화가 떠오른다.
 그의 작품이 인기 있는 것은 한국 단색화에 대한 나라 안팎의 관심도 한몫한다. 이른바 감상하기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개인이 아닌 김환기 재단이 관리하고 있다. 위작 시비에서도 자유롭다.


▲ 김환기가 1954년에 그린 구상화 `항아리와 시`

김환기가 1954년 그린 구상화 '항아리와 시'.  이 작품은 3월29일 열린 제24회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2천900만 홍콩달러(39억3천만 원)에 팔렸다. 작품은 달항아리와 매화 그림에 서정주의 시 '기도1'을 써넣은 시서화 형식이다. '항아리와 시' 낙찰가는 작가 구상화 작품 중 최고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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