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도 청와대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대통령과 부인의 뜻에 따라 새로 걸리고 떼이곤 하는 것이다. 그 곳에서 그림의 예술성은 판단기준이 아니다.
청와대는 9일부터 일반인 접근이 가능한 청와대 사랑채 1층에서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 함께 보다’를 통해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임옥상 ‘광장에, 서’ 〉
청와대 본관에 설치된 민중미술가 임옥상 작가 작품.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을 캔버스 78개에 나눠 그렸다. 작품 속에 ‘이게 나라냐’ ‘탄핵’ 등의 플래카드가 보인다. 김정숙 여사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한다.

〈전혁림의 2006년작 '통영항(한려수도)'〉
전혁림(1916~2010) 화백의 작품. 이 ‘통영항’은 대통령에 따라 걸렸다 떼였다 했다. 노무현대통령은 ‘통영항’을 제작해 청와대 인왕실에 전시했지만, 이명박대통령은 떼어내 청와대 밖 국공립미술관 수장고에 보관했다. 문재인대통령이 통영항을 다시 걸었다.

〈신영복의 서화 〉
신영복이 남긴 ‘통(通)’ 글씨와 판화가 이철수가 한반도를 형상화한 서화. 이 서화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측 고위급 대표단 방문에 맞춰 특별히 제작했다고 한다. 지난 2월 김여정의 청와대 방문 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그림에 대해 설명했다.

〈월전 장우성의 ‘운봉(雲峰, 1991)’ 〉
태양이 떠오르고 있어 대통령집무실에 잘 어울리는 작품.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집무실에 걸렸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갈팡질팡 국정운영을 풍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가을 철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전 장우성의 ‘가을’(연도 미상) 〉
지난해 여름까지 임종석 비서실장의 사무실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이 그림 역시 지난해 가을 철거됐다고 보도됐다. 관계자는 "가을이 지나고 난 뒤 다른 계절에 맞춰 다른 그림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월전 장우성의 ‘아슬아슬’(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 한시(漢詩)를 번역하면 “무심코 새 차를 탔더니 ‘갈 지(之)’자로 운전하더라. 승객들이 깜짝 놀라 간이 콩알만 해져 누가 운전하느냐 물었더니 초보운전자라 하더라. 이러다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어떡하나” 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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