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명재권 부장판사는 26일 가사도우미와 비서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김준기(75) 전 동부(DB)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이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수사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도 있다"고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명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조국 전 법무장관 동생 조모씨(52)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조씨는 심문을 포기했음에도, 당시 명 판사는 "주요 범죄(배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미 이루어진 점, 배임수재 부분의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조사 등 수사 경과,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전력 등을 참작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조모씨는 증거인멸 혐의가 드러나고 영장심사를 앞두고 병원에 입원하는 등 법률적 상식을 반하는 경우였다. 그럼에도 구속영장을 기각하고는 김준기 전 회장의 경우 “합의된 관계였다”고 피의사실을 부인, 혐의사실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데도 명 판사는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이다.
경찰은 김 전 회장 혐의에 대해 "김 전 회장이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제출된 증거 등을 바탕으로 충분히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같은 날 오후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회장은 2016년부터 약 1년 동안 별장 가사도우미로 일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월 김 전 회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비서로 일했던 B씨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김 전 회장의 출국 약 두 달 만인 2017년 9월께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전 회장은 이를 계기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2017년 7월 질병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뉴욕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 23일 새벽 3시4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출국 약 2년2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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