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지수 –3.56%, 다우존스 –1.59% ... 6개월 만 최대 낙폭
1기 트럼프 시대 때 시진핑과 트럼프. 자료사진
미중관세전쟁이 심상치 않다. 미국과 중국 정부는 한 치의 물림도 없이 공세적이다. 이로 인해 즉각 미국 주식시장이 후폭풍을 맞았다. 이번 주초 한국 증시 급락, 원화 환율 급등의 공포심이 감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정부는 12일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도 단호히 상응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관세전쟁에 대해 '우리는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라는 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상무부의 이 같은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100% 추가관세' 발언 후 하루 동안 침묵한 뒤 나온 것이다.
이로 미뤄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수뇌부가 대응책을 논의한 뒤 나온 국가적 대응으로 해석돼 '2차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양상이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보복관세의 이유로 적시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해선 "지난 9일 중국이 희토류 등 관련 물품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것은 법에 따라 수출통제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정상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신중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수출 통제 조처를 시행해 왔다"며 "규정을 준수하는 민간용 희토류 수출 신청은 모두 승인될 것이며 관련 기업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상무부는 "오랫동안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하며, 수출 통제를 무기화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장비와 칩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일방적 장기 조치를 취했다"며 "미국의 수출통제 리스트에는 3천여 개 품목이 포함된 반면, 중국의 통제 리스트에 담긴 품목은 900여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중국 선박에 대한 미국의 항만 요금 부과에 대해서도 "(항만 요금이 부과되는) 14일부터 중국도 미국 선박에 특별 항만 요금을 부과하겠다고"면서 "미국 선박에 대한 특별 항만 요금 부과 결정은 불가피한 방어적 조처"라고 덧붙였다.
상무부는 그러면서도 "중국은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양국 정상이 통화에서 한 합의를 가이드로 삼아 어렵게 온 협상 성과를 지키며,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의 역할을 계속 발휘하기를 촉구한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다.
트럼프, 100% 대중 관세 부과 선언...주식시작 폭락, 원화환율 급등 '패닉'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무역과 관련해 극도로 공격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것을 방금 알게 됐다"며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평균 55% 수준으로, 여기에 100% 관세가 추가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은 평균 15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전 세계에 매우 적대적인 서한을 보내 2025년 11월 1일부터 자신들이 생산하는 사실상 모든 제품과 심지어 자신들이 만들지 않은 일부 제품에 대해서도 대규모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거론한 뒤, "이는 예외 없이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그들이 몇 년 전부터 계획한 사안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제 무역에서 이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으며 다른 국가와의 거래에 있어 도덕적 수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11월 1일, 우리는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진핑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6년만의 미중 정상회담 파기가능성도 언급했다.
트럼프 폭탄 선언에 미국 주가는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8.82포인트(-1.90%)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2.60포인트(-2.71%)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820.20포인트(-3.56%) 떨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였던 올 4월 10일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특히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4.95% 하락 마감한 것을 비롯해 AMD(-7.8%), 브로드컴(-5.91%) 등 반도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매집으로 급상승한 국내 증시에도 직격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환율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100% 추가관세' 발언이 전해지자 급등했다. 11일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6원 오른 1,4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일 종가 대비해서는 27원 폭등한 가격이다.
미국의 추가 보복관세에 중국이 맞대응을 불사하고 나서 환율은 1,450선까지 위협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