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 혐의로 기소된 가수 조영남(72)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수영 부장판사)는 조영남의 사기 혐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유죄 판단을 받은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그동안 바빠서 그림을 덤벙덤벙 그렸는데, 이제 진지하게 더 많이 그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앞서 1심은 “작품의 아이디어나 소재의 독창성 못지않게 아이디어를 외부로 표출하는 창작 표현작업도 회화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작업에 참여한 조수에 대해 “독자적 작가”라고 판단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영남은 2011년 '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제목의 화투장 소재 그림을 조수를 고용해 그린 그림인데도 설명 없이 A씨에게 팔아 800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기소됐다.
▲ 가수 조영남의 화투 그림. 페이스북 조영남팬페이지 캡쳐
항소심 재판부는 조영남의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조수에 대해선 그저 작업의 보조자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화투를 소재로 한 미술작품은 조영남의 고유 아이디어"라며 "조수 송모씨는 기술 보조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미술사적으로도 도제 교육의 일환으로 조수를 두고 그 과정에서 제작을 보조하게 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이를 범죄라고 할 수 없다”며 “보조자 사용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재판부의 논리는 이 같은 현실의 관습적 측면에서 “작품 구매자들은 구매 동기로 여러 사정을 고려하는 점을 보면 작가의 '친작' 여부가 구매 결정에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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