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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철의 일침› “내부 총질 말라”는 황교안, 고관대작 티내나
  • 기사등록 2019-11-02 23:02:29
  • 기사수정 2019-11-05 12: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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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왜 환갑의 나이에 현실 정치판에 뛰어들었을까? 


황교안은 평생을 공안검사로 지내고 법무부장관으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었으며 통진당을 해산하고 이석기를 구속시킨 인물이다. 거기에 한 나라의 재상까지 지냈다. 


그런 고관대작이 비루한 정치판에 들어와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싸우는 이유가 뭘까? 

홍준표 전 대표 말대로 정치를 ‘노후대책’쯤으로 여기는 걸까. 



그것에 대한 답변자료는 아직 부족하다. 내년 4월 총선혈투도 남았고 대선정국은 아직 멀었다. 

다만 그의 지난 9개월 대표생활을 회고하면 남는 게 없다.

 

선뜻 떠오르는 것은 몇 건의 에피소드다. 사월초파일에 절집에 가서 자신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것을 온 몸으로 강조하고, 파렴치한 조국과 싸우면서 삭발을 한 뒤 외국 영화배우를 닮았다는 ‘딸랑이 발언’을 듣고 호쾌하게 웃는 모습을 꼽을 정도다. 


조국 사태로 공정성이 시대이슈가 된 마당에 굳이 공관병 갑질 논란의 주인공 전 육군대장을 “귀하신 분”이라며 영입1호 인사의 논란을 자초하고, 현직 대통령을 빨가벗기고 “재·앙”이라고 불러 비난받은 게 기억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색소폰을 불고 나와 뜨악하게 만들었다. 


조국을 사퇴시킨 게 자신의 리더십이고 한국당의 공로라고 주장하겠지만 수백만 보수애국시민들의 광화문 궐기가 없었다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황 대표가 당장 해야 할 일은 고관대작의 권위주의 행태와 이별하는 행동이다.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이나 들고 가고, 뭐라고 입바른 소리를 하면 “무례하게 무슨 짓이야”라고 말하면 그게 바로 고관대작의 행태다. 


초등학생만 돼도 알 일을 황교안은 모르는 듯하다. 

그가 2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후 잇달은 자충수로 당과 자신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당 안팎에서 '황교안 리더십 부재'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길 때만 박수치고 실수한다고 뒤에서 총질할 것이냐. 내부 총질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고 발끈했다. 


내부의 비판을 내부총질로 못 박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그것은 뒷짐 지고 “에헴”하며 팔자걸음으로 걷는 조선시대 고관대작의 권위주의적 행태에 불과하다. 


언로를 열어놓고 쓴소리를 마다않아야 통합의 정치가 가능하고 그럴 때만이 생동감 있고 유연성 있는 야당의 존재가 가능해진다.  


그는 "싸우다 보면 이길 수도, 실수할 수도 있다"며 "우리 상대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전히 반문 깃발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데 보수야당을 대안정당으로 만들어 환골탈태하려면 이젠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집토끼만 챙기겠다는 이런 '편가르기 정치' '적대감 정치' '좁쌀 정치'를 뛰어넘지 않고는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의문이다. 


조국정국에서 정국의 물줄기를 바꾼 것은 수백만 민초들의 분노의 마음이었다. 

황교안이 내세워야할 깃발은 따로 있다. 거리로 나선 민초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스스로 반성하고 자책하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어떻게 헌신하고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 더 절절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욕심 태만 이기심과 싸우는, 미래를 위한 투쟁에 깃발을 내걸어야 한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 청와대의 최고 우군이 야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당은 무기력하고 무전략적이며 무감동밖에 없는 정당이다.  

그 한 복판에 황교안의 엉뚱한 정치감각과 정치를 왜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의 부존재가 자리한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지금 정권이 실패하고 있고, 그리하여 정권을 되찾아 잘못 들어선 길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말로 할 것이 아니라 와신상담해서 쟁취하고 관철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읍참조국' '읍참측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황교안 대표도 읍참측근을 통해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그래서 해야할 일은 폐족신세가 돼도 골백번은 더 해야할 친박계 의원들을 측근에서 물리치고 과거의 사고방식에 매여 고압적이고 일방통행적이며 증오심과 복수심의 정치 수준에 머무는 강성우파 논객들과 이별하는 길이다.


극우층을 껴안으며 집토끼만 챙기겠다는 것은 당권이라는 한 줌의 권력에 희희낙락하겠다는 계산에 불과하다. 


중원으로 나아가 대회전을 벌이려면 중간층과 중도파를 흡수해야 하고 그러려면 더 큰 그릇이 돼야 할 것이다. 


갈라진 보수세력의 통합과 인적 쇄신책의 강력한 실천이 없다면 황교안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당권이라는 기득권을 지키는 행동 대신,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 국민의 마음을 얻는 투쟁을 벌이지 않는다면 내리막길의 정치인 황교안의 재기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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