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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게에 짙은 푸른색의 블루베리가 진열돼 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블루베리가 왜 이리 비쌀까’ 했는데 한 알씩 손으로 따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직접 수확체험을 해보고서야 알았다. 

블루베리는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아닌가.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을 비롯해 폴리페놀이 풍부해 눈과 뇌세포의 노화를 방지한다고 한다.



경기도 화성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는 어르신은 블루베리가 풍년이지만 따려면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자녀에게 지인을 데리고 와서 따 가라고 했다. 애써 농사지은 자식같은 블루베리를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고 인부를 사서 따기에는 남는 게 없어 인심을 쓰신 것이다.

도시 아낙네들은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됐다면서 호기심 가득 안고 아침 일찍 출발해 8시쯤 도착했다. 블루베리 밭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거미줄이었다. 두렵지만 잠시 망설이다 용기를 내 거미줄을 헤치고 블루베리 밭으로 들어갔다.

 



올망졸망 붙어있는 자그마한 알들에서 나오는 푸른빛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수국 색깔처럼 빛깔이 신비스럽다. 처음해 보는 작업이라서 서툴다. 익은 것을 고르기도 쉽지 않아 따다보니 덜 익은 것도 제법 많이 들어왔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고 도시에서만 살아 농사일을 생전 처음 해 본다는 지인은 거미줄이 무섭지만 색다른 경험에 재밌다며 웃는다.


 



싱싱한 무농약 블루베리를 그 자리에서 씻지도 않고 따 먹었다. 이렇게 많이 먹은 본적이 없다. 한 시간 반 정도 하니 힘이 든다. 두 시간을 넘기지 못했다. 그래도 쏠쏠하게 3Kg 넘게 수확해 땀 흘린 보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땀을 흘려보니 자동화가 되지 않은 이상 국내산 블루베리는 비쌀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두 시간의 작업을 하고 나니 허기가 졌다. 느티나무 아래 마당에서 바베큐를 했다. 노동의 즐거움에 시골생활의 운치를 느끼는 행복한 경험이었다. 직접 딴 블루베리에다 고추, 깻잎, 무, 콩, 오이, 호박 등 귀한 채소들을 가득 얻어 왔다. 후한 농촌 인심 덕분에 저녁식탁이 싱싱하고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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