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사장  

우크라이나 새 대통령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세) 후보가 당선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개표가 95% 진행된 가운데 73%를 득표해 페트로포르 샌코(54세) 현 대통령을 압도했다. 39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낸 지난달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이번에 득표율을 배 이상 불리면서 오는 6월 5년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주인공이 됐다. 

젤렌스키는 지지자들에게 ''절대로 당신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젤렌스키는 구소련 시절 우크라이나 중부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과학자로서 경제연구소에 근무했으며 어머니도 공학도였다. 17세부터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배우, 프로듀스, 연예기획사 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특히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드라마 '국민의 종(Servent of the people)'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해 고교 역사교사가 우연히 대통령이 되는 역할을 맡았다. 그가 수업 도중 부패한 정권을 욕설로 강하게 비판하는 장면을 한 학생이 몰래 촬영해 온라인에 올려 SNS에 확산되면서 인기가 폭등해 대통령이 되고 부패한 정치인과 재벌을 척결한다는 내용이다. 

이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은 젤렌스키는 일약 국민 스타로 떠올랐다. 2017년 창당을 할 때도 당 이름이 드라마와 이름이 같은 '국민의 종' 이었다. 우크라이나는 2015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9.8%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3%대로 올라왔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은 2656달러로 유럽의 최빈국이다. 지난해 12월 IMF로 부터 39억달러 구제금융을 받았다.

서방 언론들은 정치나 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젤렌스키가 45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우크라이나의 위기를 드라마 속처럼 극복해 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논평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부패척결, 세제개혁, 에너지 자급자족 실현 등 구호성 공약을 내놓고 있으나 대선기간 인터뷰는 전면 거부하면서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말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5년간 1만3000명이 죽은 동부 우크라이나 내전 상황을 러시아 푸틴과 외교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미디어 재벌 이고르 콜로모이스키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젤렌스키가 재벌개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세계인은 젤렌스키의 당선 후의 일정보다 드라마가 현실이 되고 코미디가 정치를 이긴 드라마 같은 사건에 관심이 많다. 코미디언 젤렌스키의 당선 원인의 첫째는 부패한 정치인들과 재벌에 대한 극점에 도달한 실망과 혐오였다. 둘째는 대중의 심중을 파고 든 드라마 미디어의 극대화된 효과였다. 

한국에도 정치 혐오, 경제파탄, 외교참사, 재벌불신, 노조횡포 등 국민 감정의 폭발점이 한도를 넘은 것 같다. 서민에게는 좌파 정권 우파정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보다도 아이 키워 학교 보내고 일자리 얻고 결혼시키고 탈 없이 사는 것이 더 큰 고민이다. 코미디 드라마 같은 삶의 현장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불만을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어벤저스 엔드게임 개봉 영화를 보러 하루에 130만명의 관객이 몰려가고 있다. 

다가오는 한국의 총선과 대선에는 SNS에 폭발적 인기를 얻고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코미디언 출신들이 대거 출마하고 당선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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