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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윤여정에 ‘신 스틸러’ 평가
  • 기사등록 2021-04-26 11:46:48
  • 기사수정 2021-04-28 12: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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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26일(한국시간) 오전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2021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자 이런 글을 기사로 올렸다.


“미나리에서 ‘순자’로 나온 73세의 윤여정은 ‘능청스러운(sly) 신-스틸러(영화에서 주연은 아니지만 매력과 개성, 카리스마와 연기력 등에서 주연처럼 주목을 받는 역)’로 분류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여정의 연기에 대해 “가식이 없는 캐릭터로,  딸집에 짓굳은 장난기와 민간의 지혜, 침묵에 붙여진 전쟁과 가난, 역경에 대한 기억을 슬그머니 풀어놓았다”고 말했다.


26일(한국시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배우. 사진=뉴욕타임스홈페이지 


 윤여정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려 한국 영화계에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지난해 ‘기생충’ 4관왕에 이은 한국 영화계의 쾌거다. 


함께 후보로 오른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등을 제쳤다.


이번 수상으로 윤여정은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라는 기록도 세웠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했다. 

1980년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렸다. 

윤여정은 이 영화에서 딸 모니카(한예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앞서 ‘미나리’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크고 작은 영화제와 시상식에 100여개가 넘는 상을 휩쓸었다. 그중 30여개를 윤여정이 차지했다. 



윤여정 "두 아들이 일하라고 잔소리한 덕분에 수상" 



윤여정은 유창한 영어로 유머러스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브래드 피트의 호명으로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만나서 정말 반갑다. 드디어 만나게 됐다”며 “우리가 영화 찍는 동안 어디에 있었느냐”고 농담을 던졌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 ‘미나리’의 제작사 플랜B의 설립자이다. 


  윤여정은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이라며 “유럽 분들이 제 이름을 ‘여영’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 부르시는데 오늘은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어 “오스카는 TV로만 봤는데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되다니 믿을 수 없다”며 “제가 정신을 조금 가다듬도록 해보겠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을 향해 “당신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저의 캡틴이자 감독이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감사한 인물로 두 아들을 거론하면서 “아들들이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 덕분”이라며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 상을 받았다”고 말해 시상식장을 웃음소리로 가득차게 만들었다.


 

이어진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한 기자가 "브래드 피트에게서 무슨 냄새가 났느냐"고 질문하자, 잠시 머뭇거린 뒤 "냄새는 맡지 않았다. 나는 개가 아니다"라고 똑부러지게 응수하고 웃어 보였다. 



윤여정 배우의 수상소감이 미국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CNN 방송은 윤여정의 수상소감 주요 대목을 편집한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윤여정이) 쇼를 훔친다”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여정이 최고의 수상 소감을 했다”고 평했다.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올해 쇼의 스타는 윤여정이었다, 그의 수상 장면을 지켜보는 것이 왜 그렇게 즐거운지를 보여줬다”고 했다.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브래드 피트를 웃고 울린 대목도 미국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브래드 피트는 독립영화 ‘미나리’를 제작한 플랜B를 설립했고, ‘미나리’ 북미 배급을 맡은 A24 대표이기도 하다.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피트를 향해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에 있었냐”며 ‘미나리’ 출연 배우와 제작자로 맺은 인연을 재치 있게 소개했다. 

여성 전문 잡지 인스타일은 “윤여정은 피트를 놀린 뒤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피트는 윤여정이 수상 소감을 하는 동안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미국 잡지 피플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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