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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집값 폭등으로 2030세대 민심이 출렁이자 당장 집을 지을 땅을 급조해 8‧4 부동산 공급 정책을 발표했다.

 꿈에서조차 생각지도 못한 정부과천청사 앞마당에 4천 세대를 짓겠다고 정부가 발표했다.

과천시민들은 경악했다.


'과천청사마당 아파트 신축'을 반대하는 과천맘들의 정부과천청사앞 릴레이 시위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슈게이트 



과천은 그동안 주암지구, 과천과천지구,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땅을 정부가 원하는 대로 다 내주었다. 

정부과천청사에 입주해있던 정부부처들도 일방적으로 세종시로 빼갔다. 

이제는 과천의 허파이자 앞마당을 내놓으라고 한다.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본 것인가. 아무리 만만하게 보여도 유분수다. 


과천시민들의 분통은 여론조사에서 즉각 확인됐다. 

정부 발표 직후 과천시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과천시민 80% 이상이 정부청사 잔디마당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 시민들도 청사 잔디마당은 아파트가 들어올 곳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과천엄마들의 투쟁은 끈질기고 눈물겹다. 

뜨거운 햇살과 비바람 속에서도 아이들 손을 잡고 청사마당으로 달려 나갔다. 

자물쇠 첼린저, 소원트리 걸기, 청사시민광장 그림그리기 및 편지쓰기, 자동차 집회, 청사마당 풀베기 행사가 이어졌다. 


아이 둘을 옆에 앉혀놓고 시위 중인 과천의 젊은 엄마. 사진=독자제공 


여기에 엄마들은 1인 릴레이시위를 매일 이어가고 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의로 스스로 나선 것이고 자발성이다. 

 셋째 아이를 가진 만삭의 젊은 엄마가 뜨거운 뙤약볕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자 시민들은 숙연해졌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피켓을 든 엄마도 있었다. 

엄마들은 연차를 내면서 피켓시위에 동참했다. 


비가 와도 폭풍이 몰아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켓을 들었다. 

젊은 엄마들이 고생하는 게 안쓰럽다며 선배 엄마들도 기꺼이 피켓을 들었다. 

60대 70대 퇴직자들도 동참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피켓을 들자 천막집무실로 출근하던 김종천 과천시장도 함께 피켓 시위를 벌였다.

발목에 깁스를 한 불편한 몸으로 시위에 동참한 엄마도 있었다. 


발에 깁스를 한 불편한 몸으로 시위에 동참한 한 시민. 사진=독자제공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시작한 1인 시위는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늦가을까지 이어지고 있다.

15일 늦은 오후에 피켓을 든 한 주민은 하루도 빠짐없이 정부과천청사 공무원들이 퇴근하는 오후 5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피켓을 들었다. 

그는 “ 매일 나오는 게 쉽지 않지만 꼭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냥 있을 수 없다” 며 “ 피켓을 들고 서서 차분하게 돌아보면 여기를 내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더 절실해진다”고 했다.


 2006년에 과천에 이사를 왔다는 그는 “과천살이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며 “ 고밀도 오피스텔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했으나 1인 시위는 처음”이라고 했다.


정부가 못 본 척 하며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대꾸하지 않아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 하나로 엄마들은 아침, 점심, 저녁 피켓을 들고 있다.


세상에 엄마만큼 힘 센 사람이 어디 있을까. 세상에 엄마만큼 끈질긴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낙숫물이 바위를 뚫고 우공이 산을 옮긴다고 했다. 

공동체에 대한 이타심 하나만 갖고 자발적으로 오늘도 내일도 피켓시위에 나서는 엄마들을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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