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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의 세상읽기〕잘 죽는 것이 중요하다 - 꿈틀미디어 대표 edmad5000@gmail.com
  • 기사등록 2020-08-23 08: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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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학의 기초를 세웠으며 죽음학의 대가이며 호스피스 운동의 어머니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에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1926년 스위스의 취리히에서 세 쌍둥이 중 첫째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모습과 똑 같은 자매를 바라보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했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라는 질문을 평생 지나고 살았다. 엘리자베스는 어릴 때 아버지의 친구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것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깊은 의문을 갖게 됐다.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엘리자베스가 19살이 됐을 때 폴란드의 마이데넥 유대인 수용소의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그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사람들이 지옥 같은 수용소 벽에 수없이 그려놓은 환생을 상징하는 나비를 보면서 죽음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눈을 떴다.


그는 취리히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한 후에 미국인 의사와 결혼하고 뉴욕으로 이주했다.

 뉴욕과 시카코 등의 병원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했다. 그는 의료진이 환자의 심박수와 심전도, 폐기능에만 관심을 가지고 환자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의사와 간호사, 의대생들에게 죽음을 앞둔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엘리자베스는 세계에서 최초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운동을 벌였다. 


그는 죽어가는 사람들과 수많은 대화를 통에 어떻게 죽느냐가 삶을 완성하는 중요한 과제임을 깨달았다. 그의 책 '죽음과 죽어감(On Death and Dying)'은 말기 환자 500여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으며 전 세계 25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그는 죽음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됐으며 20여권의 저서를 출판해 전 세계의 학술 세미나에 가장 많이 초청됐으며 역사상 가장 많은 학술상을 받은 정신과 여의사가 됐다. 


그는 말년에 온 몸이 마비되어 죽음에 직면하는 경험을 했다. 그가 70세가 되던 해에 쓴 자서전인 '생의 수레바퀴(The Wheel of Life)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사람들은 나를 죽음의 여의사라 부른다. 30년 이상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나를 죽음의 전문가로 여긴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내 연구의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핵심은 삶의 의미를 밝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책 인생수업(Life Lessons)은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일생을 통한 귀한 교훈을 담은 마지막 저서다. 


그는 20개의 명예 학위를 받았으며 1982년까지 대학과 신학교, 의과대학, 병원 및 복지 죽음과 임종에 관하여 12만7천명의 학생을 가르쳤다. 1970년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죽음과 임종에 관한 인간의 불멸성에 관한 잉거솔 강좌를 했다. 

그는 2004년 78세에 꽃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눈을 감았다. 장례식은 파티와 같았으며 그의 두 자녀는 풍선으로 장식한 하얀 상자를 열어 호랑나비를 날려 보냈다. 2007년 국립 여성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처음으로 제시한 분노의 5단계(Five Stages of Grief)는 죽음으로 가는 환자가 맞닥뜨리는 5가지 단계를 설정한 이론이다. 

첫째 부정(Denial)으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둘째는 분노(Anger)로 자신과 주변에 화를 낸다. 

셋째는 타협(Bargaining) 조금만 더 산다면 잘 하겠다고 한다. 넷째는 절망(Depression)으로 가족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단계다. 

다섯째 수용(Acceptance)으로 삶을 돌아보고 의미를 찾는다. 


웰빙(Well Being)에 대해 집중해오던 현대인은 웰다잉(Well Dying)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학교를 졸업할 때 축하를 받으며 퇴장하듯 희열이 넘치는 임종이 되게 할 수 없을까. 

인생의 말기에 질병에 시달리지 않고 내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지나온 삶의 의미를 돌아보며 다음 생에 대한 꿈을 품고 멋지게 떠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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