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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위해 웃은 일이 몇 번이나 될까 - 박혜범 칼럼니스트 =문득 생각해 보니=
  • 기사등록 2020-08-18 11: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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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해 보니 평생을 살아오면서

나는 무슨 일로 몇 번이나 웃었을까

 

나 혼자 좋아서

슬며시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 혼자 기뻐서 눈물이 나도록

큰소리로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 혼자 정말 좋아서 미친 듯

정신없이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 혼자 머저리처럼

눈치 없이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 혼자 속없는 속물처럼

속없이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 혼자 사람이 얄미워서

이죽거리며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 혼자 사람을 깔보고

조롱하며 비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 혼자 어이없어 삼킨 쓴웃음

씁쓸하게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 혼자 그냥

실없이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그리고 마지막 내가 사랑하는 이의 앞에서

그를 위해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문득 생각해 보니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일들로 참 많이 웃고 산 것 같은데 별로 없다.

 

정말 슬픈 것은 정작 내가 나를 위해서 웃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섬진강이 범람하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물난리 속에서 살아남아 꽃을 피운 강변의 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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