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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정부의 숱한 과천청사 활용 약속, 역사에 기록돼 있다 - 15년 전 "국제적 R&D센터 추구" 약속했던 이해찬 전 총리, 말 싹 바꿔
  • 기사등록 2020-08-07 14:50:56
  • 기사수정 2020-08-10 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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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이해찬 국무총리는 지난 2005년 3월 3일 ‘과천청사마당 활용 방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였다. 

토론회 하루 전 국회에서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법안이 통과됐다.


 “어제 밤늦게 어렵사리 국회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 법안이 통과 됐습니다. 경기도 같은 경우도 가령 과천청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이게 굉장히 큰 관심사로 돼 있는데 저희한테 여러 가지 제안들이 많이 접수돼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아주 가까우니까 산학협동 R&D센터를 만들어서 국제적인 R&D센터를 유치하자, 그런 제안도 있고, 또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을 그리 옮기는 방안을 제시하는 분도 있고, 또 어떤 경우는 인덕원까지 포함해서 그 지역 전체를 새로운 개발계획을 갖자, 이런 제안도 들어오는데 충분히 여론을 수렴해서 해야 되리라고 봅니다.”

“성남 판교 이쪽 지역도 첨단물류유통센터로 발전시켜서, 거기까지가 고속도로 한계선이 와 있잖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첨단물류유통센터로 발전시키자, 이런 제안도 많이 있어서 오늘 저녁인가 내일 아침에 제가 경기도 손학규 지사를 만나서 그걸 협의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 개발모델을 좀 더 추구하는 쪽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의 발언은 관훈클럽에서 발간하는 책자 ‘관훈저널 봄호(2005년도)’에 그대로 게재돼있다. 픽션이 아니고 실화다. 


또 있다.  2011년 7월 26일 국무총리실은 보도자료를 냈다. 

세종시 이전에 따른 과천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내용이었다.  2011년 7월은 이명박 정부 시절 김황식 국무총리 때다.


당시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둔다. 보도자료는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자료다. 


“과천청사 이전으로 공동화를 우려해 과천시민 여론을 존중하고 과천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최적의 대안을 모색할 것이다.” 


그 때 과천청사에 기 입주해 있던 7개 중앙부처 중 6개 부처가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실은 보도자료에서 “과천지역 도심 공동화 및 지역경제 위축 등을 우려하는 과천시민들의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하여 과천청사 활용 방안과 입주기관 선정에 고심하여 왔으며, 과천시가 행정도시로서 정체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경기도 및 과천시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입주기관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김황식 당시 국무총리실은 과천시의 공동화를 방지하기 위해 과천시 의사와 도시 장기발전 방향 등을 종합 고려하여 결정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정부가 과천청사 마당 활용 방안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부심했다는 또 다른 기록은 수두룩하다.

경기도와 과천시는 과천청사의 세종시 이전에 대비 2010년 8월 교육‧과학‧연구 중심도시 구상안 등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의 실현을 위해 2010년 10월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관계부처(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실장급 및 과천시장‧경기도 행정부지사가 참여하는 ‘과천청사이전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수차례 논의를 한 적도 있다.  


이어 2011년 7월 15일 과천시민을 대상으로 과천청사 활용관련 정부입장을 사전 설명하는 자리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지역발전을 원하는 과천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유재산의 가치 제고 등을 위해 오랫동안 개방을 보류해 온 과천청사 앞 3개 필지를 본격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과천시민광장 사수 과천범시민대책위는 8일 오후6시 과천 중앙공원 분수마당에서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사진은 과천시민이 지역커뮤니티에 올린 합성물. 과천청사 앞에 세울 고밀도 아파트를 서울시청 광장에 세운 것으로, 과천청사 아파트의 문제점을 패러디해 풍자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정부는 역대 국무총리들이 나서 과천시의 공동화 방지 및 지역경제 위축을 막기 위한 대책을 과천시민들의 뜻을 반영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런 약속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누군가. 바로 이해찬 전 국무총리다. 15년 전 국무총리였던 그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15년 전 그는 “산학협동 R&D센터 등 개발모델을 좀 더 추구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말을 김황식 국무총리실이 계승해 “지역발전을 원하는 과천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유재산의 가치 제고 등을 위해 오랫동안 개방을 보류해 온 과천청사 앞 3개 필지를 본격 개발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해찬의 말, 이해찬의 약속, 김황식 국무총리실의 약속은 15년 후인 2020년8월 휴지조각이 됐다.   

그가 당대표인 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4일 고위당정회의를 거쳐 과천청사마당에 4000세대의 아파트를 지어 올리겠다는 발표를 했다. 

일국의 국무총리의 말과 약속은 다 거짓말이 됐다. 


이 말을 믿고 우직하게 기다려온 과천시민들이 뭘 잘못한 것인가.  

과천시장과 과천시의회의장, 지역구 의원은 믿음을 배신당한 과천 시민들을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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