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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소설 쓰시네” 발언 긴 파장 - 소설가협회 반발,유인태 전 정무수석도 비판...추 장관 사과 거부
  • 기사등록 2020-07-30 18:21:42
  • 기사수정 2020-08-25 2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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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소설을 쓰네"라고 한 발언의 파장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설가협회(이사장 김호운)가 2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추 장관이 소설가를 비하해 상처를 줬다는 것이다. 

여권 원로정치인도 추 장관의 말투가 못마땅하다고 공개지적했다.




소설가협회는 이날 오후 낸 성명서에서 추 장관의 27일 법사위 발언을 지목하며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소설가들은 놀라움을 넘어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성명서는 “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 앞에서 이 땅에서 문학을 융성시키는 일은 참 험난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국민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설을 ‘거짓말’에 빗대어 폄훼할 수가 있냐. 어려운 창작 여건에서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들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며 추 장관의 공개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소설가협회는 성명에서 “법무부 장관이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으니, 우선 간략하게 설명부터 드려야 할 것 같다”면서 “거짓말과 허구(虛構)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듯하여 이를 정리한다.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가짜를 진짜라고 믿게끔 속이는’ 행위다. 소설에서의 허구는 거짓말과 다르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상대방(독자)이 이미 알고 있으며, 이런 독자에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믿게끔 창작해 낸 예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소설의 기능과 역할을 안다면, 어떻게 ‘소설 쓰시네’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소설이 무엇인지 알면서 그런 말을 했다면 더 나쁘고, 모르고 했다면 앞으로 법무부 장관이 하는 말을 어떻게 신뢰해야 할지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했다.



추 장관의 "소설 쓰시네" 발언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추 장관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이 나오자 발끈했다.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이 고기영 법무차관을 불러 세운 뒤, 추 장관 아들 수사를 하고 있는 동부지검장에서 법무차관으로 승진한 데 대해 대가성 인사 의혹을 결부해 문제를 제기하자 추 장관이 질의 도중 끼어들어 “소설 쓰시네”라고 비아냥거리는 발언을 했다.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는 소설가로만 구성된 문인단체다. 

 회원 수는 지난 2월 기준 1천300여명이다.

1974년 3월 발족한 소설가협회는 올해 1월 처음으로 직선제로 이사장을 선출했다. 


김호운 소설가협회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추 장관은 가짜이고 허접하다는 뜻에서 소설을 쓴다고 표현했다”며 “학교에서도 인문학적으로 소설이 허구라는 것을 가르치는데 장관이 장난하는 말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유인태 “추미애 발언에 기가 찼다”


여권 원로 정치인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8월21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야당 의원이 추미애 장관에게 아들 휴가 특혜 문제를 질의했는데, 사실대로 답변하면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사안"이라며 "그런데 거기에 장관이 '소설을 쓰시네'라고 하면 어떡하나"라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국회의원을 5선이나 했고 당 대표까지 했다는 사람이 '소설 쓰신다'고 하는 걸 보고 나도 기가 찼다"며 "나중에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사과할 기회까지 줬는데도 추 장관은 할 말 없다고 하더라"고 추 장관을 비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노무현대통령 비서실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다.



추미애 “소설을 쓰는 정도라는 느낌 가져”

 

추미애 장관은 8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설 쓰시네’ 발언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소설 쓰시네’ 발언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표명할 의향이 있냐는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질의 자체를 인신공격적으로 한다. 너무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에 대해 소설을 쓰는 정도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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