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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철의 일침› 이소영 의원의 첫 단추, 소탐대실
  • 기사등록 2020-07-24 12:04:51
  • 기사수정 2020-08-01 20: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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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나이의 이소영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의왕과천 선거구에 전략공천됐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일천해서인지 수도권에 그토록 강하게 분 민주당 바람 속에서도 일방적 페이스로 이기지는 못했다. 

복합 선거구 중 한 곳인 과천에서는 미래통합당 신계용 후보에게 6개동 중 5개동에서 밀려 2177표차로 졌다. 유권자가 배 이상 많은 의왕시에서 표를 더 많이 얻어 무난히 당선되긴 했다.




이소영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4년 임기를 시작하던 지난 5월30일 이렇게 다짐했다. 

“ 새롭고 다르게 치열하고 절실하게 성실하고 진실하며 소중한 성과들을 쌓아나가며 후회 없는 4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차근차근 국민과 지역 유권자 신뢰를 얻어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겠다는 다짐으로 들렸다.


옷을 제대로 갖춰 입으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5월30일 다짐대로 그는 첫 단추를 잘 끼웠을까. 

이소영 의원의 첫 단추는 23일 대정부질문이었다. 미리 SNS에 고지까지 했다. 뭔가를 작심하고 발언대에 올랐을 것이다.


그가 작심한 것은 정부에 매를 드는 것이 아니라 야당에게 몽둥이를 드는 것이었다.

그는 “통합당 의원들이 대정부질문 와중에 ‘문재인 정부가 독재를 행하고 있다, 행정부가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고, 입법부를 장악해 독재를 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그러한 주장 전에 통합당이 지난 두 달 간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되돌아보시라”고 했다.

또 “주호영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열흘간 시간을 끌고 돌아와서는 법사위 자리만 고집하며 주요 상임위원장을 모두 거부했다”면서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 원내대표를 공격했다.

이소영 의원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통합당 의원들은 “그만하세요. 대정부 질의를 하세요”, “내려와라”, “이게 뭐 하는 거야”라고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퇴장했다.

 장내 소란이 이어지자 사회를 보던 민주당 출신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지금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다. 대정부 질의에 맞는 적합한 질의를 해주면 좋겠다”고 제지했다. 

그러나 이소영 의원은 멈추지 않고 야당을 때리는 발언을 이어갔고, 김상희 부의장이 산회 인사에서 다시 한 번 ‘주의’를 주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늘 대정부질문 영상을 보시며 불편하셨던 분들이 계신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통합당의) 무리하고 무례한 억측에 대해 묵과하고 지나갈 수 없어 질의시간 일부를 할애해 바로잡고자 했다"고 했다. 사과를 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첫 단추를 잘 끼웠을까. 


진보진영 사람들은 환호했다. 이소영 의원 SNS엔 “여걸이 나타났다” “진짜 보물이다” “찐팬되겠다”라는 응원 댓글이 넘쳐흘렀다. 

반면 보수진영에선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야당을 공격하는 것은 처음 본다” “국회의원이 청와대 비서관인가” “국회가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어쨌든 지지자들의 응원 댓글이 쇄도하고 광팬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 이소영 의원이 득의만면 할 수 있다. 

첫 등판에서 존재감을 각인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시선에서 보면 분명 소탐대실이다. 

아쉽게도 그의 첫 단추는 정쟁의 최선봉에 서는 모습이다. 싸움닭으로 비쳐지지는 않을까. 


정책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면 큰 정치인의 첫발이 됐을 것인데 무척 안타깝다. 


무엇보다 그가 지난 5월30일 국회의원 4년 임기 첫날 “새롭고 다르게, 소중한 성과들을 쌓아나가겠다”고 약속 했지만, 소중한 성과 대신 시작하자마자 사과문부터 올려야 했다.  “후회 없는 4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지만 다짐이 처음부터 어긋났다. 


35세의 젊은이에게 싸우지 않고 국민을 위하는 제대로 된 정치, 정책개발로 승부하는 정치, 통 큰 정치를 기대한 필자로서는 더욱 안타깝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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