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를 일기로 타계한 백선엽 장군에 대해 미국은 “민주주의를 지킨 구국의 영웅‘이라고 부른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는 "백선엽 같은 장군 덕에 한국은 번영한 민주공화국이 됐다"고 애도했다.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빈소를 찾아 휠체어를 탄 생전의 백 장군 앞에 무릎 꿇은 자신의 사진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부임하는 주한미군 사령관들이 백 장군을 찾아가 전입신고를 하는 것은 관례로 형성됐다. 미 육군 보병박물관은 그의 육성 증언을 영구 보존하고 있다. 백 장군은 나라를 지켜내고 번영을 이루는데 디딤돌이 된 한미동맹의 상징적 인물이다.
백 장군이 백척간두의 위기 끝에 몰린 대한민국의 영토를 지켜낸 것은 역사가 인정한다. 6·25전쟁 때 사단장이 목숨을 걸고 “내가 후퇴하면 나를 쏘아라”라며 선두에서 진격할 때 장병들은 일심동체가 돼 나라를 지켜냈다.
자랑스러운 국군 창설에 참여했고 휴전회담 대표를 지냈으며 한국군 최초로 대장에 올라 두 차례 육군 참모총장을 맡았다. 살아 있는 한국군의 역사다. 이런 백 장군이 있었기에 오늘의 안전하고 번영된 대한민국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통치하는 조국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
광복회 등 집권세력은 그가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복무한 기록만 부각시켜 끊임없이 깎아내렸다. 심지어 그의 임종을 앞두고 일부 국회의원은 국립현충원에 친일세력이 묻혀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극단적인 ‘파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라는 좌파 단체에선 "백씨가 갈 곳은 현충원 아닌 야스쿠니 신사"라는 극언까지 토해내고 있다.
백 장군은 일제 치하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만주국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 하지만 백 장군이 “1943년 무렵 만주 지역에는 항일세력이 없었다”며 “독립군은 구경도 못했다. 중국 팔로군을 토벌했다”라고 설명해도 믿기는커녕 듣지도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범죄로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 빈소에 ‘대통령 문재인’명의의 조화를 보내 많은 여성들로부터 “성범죄자자에게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다니”라는 탄식과 반발을 샀다. 그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해도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청와대가 설명했다.
역시 비서의 성추행 고소에 목숨을 포기한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도 조화를 보내고선 박 전 시장과의 사법연수원 인연을 거론하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그러나 집권세력과 문 대통령은 백선엽 장군 타계에는 냉랭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비록 문 대통령 이름으로 빈소에 조화를 보내고, 참모들이 조문하기는 했지만 문 대통령은 조문은커녕 몸과 마음을 다바쳐 나라를 지켜낸 국민에 대해 어떤 마음의 빚 내지 안타까움조차 표시하지 않았다.
나라를 지키는 게 헌법 상 가장 중요한 책무인 대통령이, 국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전쟁영웅의 별세에 침묵하고 빈소에 조문을 안 가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국민이 적지 않다.
집권 민주당이 백 장군 별세에 애도의 논평을 내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봐서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으로 조화를 보낸 것도 마지못해 보낸 것으로 비칠 정도다.
왜 그럴까. 문 대통령이 진정 나라를 구한 사람은 백 장군 같은 사람이 아니라 남침 공로로 북한에서 중용된 김원봉 같은 인물이고 그들이 "국군의 뿌리"라고 믿기 때문인가. 문 대통령이 북한소행으로 밝혀진 천안함 폭침 기념일 등의 행사참여를 기피해온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인가.
정부발표를 듣자면 동작동 현충원이 꽉 차 자리가 없어 15일 대전현충원으로 간다고 하고, 유가족도 “대전현충원도 괜찮다”고 하니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대통령이 나라를 구한 전쟁영웅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이렇게 못 본 척 하는 것은 헌법의 의무를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아주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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