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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 - 5일간 육군장 대전현충원에 안장...국방부 "나라 구한 분" 광복회장 주장 반…
  • 기사등록 2020-07-11 08:58:06
  • 기사수정 2020-08-26 13: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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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군원로이자 6·25전쟁의 영웅인 백선엽 대장이 10일 오후 11시 별세했다. 향년 100세. 


고인은 북한의 남침에 백척간두 위기였던 조국을 구한 인물이다. 

경북 칠곡의 낙동강 전선 다부동 전투에서 그는 패퇴 직전인 아군에게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쏘라"며 인민군이 점령한 고지로 뛰어올라가 전세를 뒤집었다.

1920년 평안남도 강서군 덕흥리에서 태어난 백 장군은 6·25 전쟁 초반인 1950년 8월 대구에 진출하려던 북한군을 다부동 전투에서 물리쳤다. 이 승리로 한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에 교두보를 마련했고,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반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생전의 백선엽 장군. 사진=국방부 블로그 


백 장군이 이끄는 1사단은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뒤집히자 평양 진군의 선봉에 섰다. 1950년 10월 19일 국군장병들과 북한 수도 평양에 입성했다.

1951년 중공군의 춘계 공세를 막아내 동부 전선 붕괴를 막아내기도 했다. 


1952년 7월 백 장군은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고, 1953년 1월 한국군 최초의 4성 장군이 됐다. 정전 회담 때는 한국군 대표로도 참가했다. 백 장군은 1959년 합참의장을 지낸 뒤 1960년 5월31일 전역했다. 


태극무공훈장과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받았고, 전역 후 외교관, 교통부 장관, 경영인으로 활동했다.


유족으로 부인 노인숙씨, 아들 백남혁·백남홍씨, 딸 백남희·백남순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다. 발인은 15일 오전 7시다. 



 백 장군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최근 정치권에선 백 장군의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 행적을 이유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와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고인은 해방 이전에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 1943년 4월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했다. 



주한미군 사령관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 애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11일 전날 별세한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에 대해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며 애도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애도 성명을 내고 “주한미군을 대표해 백 장군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백 장군은 종종 주한미군을 방문해 한국전쟁과 군인으로서의 그의 경험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 장군은 오늘날 한미동맹을 구체화하는데 믿을 수 없는 공헌을 했다”며 “6·25전쟁 당시 군인으로 복무하고,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으로 육군참모총장까지 한 백 장군은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백 장군의 생일에는 항상 주한미군 사령관이 참여했으며 지난 백수 생일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군 대사가 휠체어를 탄 백 장군 앞에 무릎을 꿇고 생일을 축하하기도 했다.



민주당 입장 안 내기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사건에 대해 논평을 냈던 더불어민주당은 백선엽 대장 사망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며 "별세에 대해 당이 입장을 내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민주화에 앞장섰던 분이다. 서울 시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라며 “명복을 빈다”는 당 공식 논평을 냈다.


집권 여당이 6·25 전쟁영웅인 백 장군의 별세에 아무 입장을 내지 않기로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간 육군장... 정경두 "백 장군에게 높은 경의"


육군은 11일 부고를 통해 "오는 15일 오전 7시 30분 서울아산병원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육군장 영결식을 연다"며 "오전 11시 30분 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백 장군은 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에 안장된다. 

장의위원회는 서욱 총장이 장의위원장, 김승겸 육군참모차장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장의위원은 육군 일반참모부장들로 구성됐다.


육군은 보도자료릍 통해 "고(故) 백 장군은 1950년 4월 제1사단장으로 취임해 낙동강지구 전선의 다부동 전투에서 한국군 최초로 합동작전을 통해 대승을 거둬 반격작전의 발판을 제공했다"며 "같은 해 10월 국군 제1사단이 먼저 평양을 탈환해 민족의 자존심과 국민의 사기를 드높였다"고 강조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도 입장문을 통해 "국군 장병을 대표해 한평생 대한민국과 군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백 장군에게 높은 경의를 표하고, 가슴 깊이 추모한다"며 "백 장군은 대한민국 최초의 육군 대장으로 6·25전쟁의 고비 고비마다 진두지휘를 통해 자유와 평화를 지켰다. 오늘날의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한 군을 건설하는데 초석을 다졌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우리 군은 백 장군의 숭고한 헌신과 투철한 군인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가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례식장엔 육군의장대 배치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복도 입구에는 육군 의장대가 배치됐다. 고인에 대한 최상의 예를 갖추는 의전이다.

 빈소 영정 사진 앞에 고인이 생전 받았던 태극무공훈장 등이 놓였다.

육군은 장례식장 복도에 백 장군 사진 10여장도 전시했다.

백 장군이 1950년 8월 다부동 상황을 신성모 국방장관에게 보고하는 장면, 평양 진격 당시 미국 공군 연락장교와 작전을 논의하는 모습, 부상 장병을 격려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 전시됐다.

주한미군은 트위터에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백 장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고, 유엔군사령부는 트위터에 "슬프게도 백 장군에게 작별을 고한다"며 추모했다.

육군은 페이스북에 백 장군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당신의 헌신과 군인정신을 마음에 담습니다'라는 문구와 사진을 올렸다.




국방부 “백선엽 장군은 위기에 처한 나라 구한 분”


국방부가 6·25전쟁 당시 고(故) 백선엽 장군의 공적을 폄하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발언에 대해 “고인은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분”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8월26일 미래통합당 김도읍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친일행적 등 고인의 과거행적을 사유로 파묘를 주장하고 있으나, 그 사실만으로 파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공적 미화 주장에 대해서도 “백 장군은 6·25전쟁 다부동 전투를 비롯한 다수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켰다”며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으로 육군참모총장을 2회 역임하는 등 군과 한·미동맹의 발전에 공헌한 것이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현충원 안장 자격 시비와 관련해서는 “백 장군은 무공훈장을 받아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 해당해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고 적시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일본군에 몸담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과를 역사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6 ·25 전쟁에 참전해 국가를 위기에서 구한 분도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친일파 파묘법’(국립묘지법 개정안)을 내놨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김 회장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초대 육군참모총장부터 21대까지 한 명도 예외없이 일제에 불빝어 독립군을 토벌하던 자가 육군참모총장이 됐다”고 주장,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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