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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포럼› 문재인, 김대중의 낡은 6·15 통일관에서 벗어나야 - 청와대 대응 진실로 다시 생각하여 보기를 권하며...박혜범 칼럼니스트
  • 기사등록 2020-06-20 16:07:28
  • 기사수정 2020-06-24 17: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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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31년 전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서독이 동독을 흡수한 독일 통일은, 시대의 변화도 변화지만, 브란트 총리의 일관되고 확고한 동방정책이 바탕이었음을 세상이 아는 일인데.....

 

지난 3년 내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선언으로 대변되는, 공식적이고 화려한 두 번의 정상회담을 하는 등, 직간접으로 김정은과 몇 번을 만나면서, 나름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았지만, 결과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이, 지금껏 북한 세습정권의 움직임에 따라서, 일희일비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보면, 여전히 치기어린 학생운동의 통일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난다.

 

젊은 시절 학생운동 차원의 치기어린 대북 통일론과, 현실 정치에서의 대북 통일론은 손바닥과 손등의 차이만큼이나 다르고, 이것 역시 쉼 없이 변화하는 실상의 정치에서 보면,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변화무상한 것인데,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처참하게 폭파돼버린 것을 보면서도, 스스로 고착시켜버린 과거의 통일론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보면, 북한 정권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들이라는 조롱을 들어도 싸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삶은 소대가리들이 아니라면, 김여정의 실적 쌓기 퍼포먼스에 정부가 통째로 움직이며 국가안보라인을 책임지는 국정의 중요 수장들을 갈아 치는 것이, 과연 국가의 체면에 맞는 것이며, 구겨진 문재인 정권의 체면을 살리는 것인지, 무엇보다도 당장 발등의 불인 꼬여버린 대북관계를 타개할 수 있는 것인지를, 진실로 다시 생각하여 보기를 권한다.

 

참고로 청와대에 모여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를 건의했다는 원로들이라는 사람들 자체가, 썩어빠진 구시대의 사고를 가진 생명이 없는 박제들일 뿐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걸 금과옥조로 받드는 것만 같아서 씁쓸하기만 하다.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쳤으나, 뛰어나온 것은 고작 쥐 한 마리였다는, 예로부터 전하는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에서 보듯,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며 난리를 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그냥 그러나보다 하고 무시해도 좋을, 김여정의 실적 쌓기를 위한 퍼포먼스라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정부와 여당이 호들갑을 떨어대며 이래도 되는 건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 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동방정책을 입안 독일 통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브란트 총리가 그랬듯이,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잘못된 북방정책을 근본에서 다시 수립하는 일인데,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저자세로 비춰지고 있는 것은,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으로 참을 수가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진노했다는 김여정에게 잘못을 빌고, 그 앞에서 반성하는 것처럼 오판하게 하는,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라면 그렇다고 한다면, 차라리 하늘에 비는 게 났다는 생각이다.

 

역지사지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라. 향후 1~2년 안에 김여정이 상대해야 할 미국과 한국의 정권이 모두 바뀌는데, 존엄한 백두혈통의 치세를 위한 실적 쌓기라는, 달성해야 할 목표가 분명한 퍼포먼스로, 폭파시켜버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부 장관을 오래전부터 순치된 대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이인영 등 정치인들로 임명하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갈아치운다 하여, 김여정이 잘했다고 칭찬하며 대화에 응하겠느냐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턱도 없는 망상일 뿐이고, 김여정이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을 일이다.

 

뉴스를 보면, 문재인 정부는 김여정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린 것에 대하여,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글쎄 그럴 수 있는 것인지 두고 보면 알겠지만, 정권의 하수인으로 어영부영 세월만 보내다 사표를 내던진 통일부 장관 후임으로, 시대가 바뀌고 상대해야 할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부터 길들여진 굴욕적인 대북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을 통일부 장관에 임명하려는 것을 보면, 정권적 차원에서 그럴만한 의지나 실효적인 수단이 있는지 심히 의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처참하게 폭파돼버린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몰골에서 보듯, 서로 생각이 다르고 바라는 것이 다른 남북이, 정치인들을 내세워서 정치적으로 풀어가는 때는 이미 지나버렸고, 혹 그럴 기회가 있다 해도 이제는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은, 세상이 아는 상식이다.

 

 “통일부 장관 지금은 전문 관료가 최상의 답이다”는 제하의 글에 밝혔듯이, 정부가 공동연락사무소를 퍼포먼스로 폭파시켜버린, 김여정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응징이며 실효적인 방법은, 폭파돼버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인 서호 통일부 차관을 승진 임명하는 것뿐이다.

 

서호 차관 개인에게는, 위기를 극복하고 얽힌 관계를 풀어내야 하는, 통일부 장관이라는 원 포인트 자리가, 아차하면 공직 인생을 끝장내는 사약과 같은 것으로, 독이든 성배의 술을 마시는 불행이고, 잘못 어그러져버린 남북관계에 바쳐지는 제물, 희생양이 되는 일이라 강요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향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화해와 협력을 통한 공동의 번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흔들림 없는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짓밟힌 국민의 자존심을 회복시키는, 가장 적극적이고 실효적인 방법이 이것뿐이기에 하는 말이다.

 

끝으로 임기 내내 공식 비공식으로, 남북 정상이 네 번을 만난 흔치 않는 사실에서 보듯, 마치 남북관계 개선이 전부인 듯, 통일을 기초하는 민족의 영웅을 꿈꾸며, 남북문제에 올인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막판에 그동안 애써 이룬 유일한 치적인 공동연락사무소가 처참하게 폭파돼버리는 수모를 당하고 있는 원인은,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과 같은 대통령 문재인 자신의 통일론이 아닌, 김대중의 6.15 통일론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라는 것이, 촌부의 판단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북한의 수령인 김정은은 자기 부친인 김정일의 통일론이 아닌, 자신이 원하고 필요한 대남관으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관이 아닌, 애초에 생각지도 말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어야 할, 20년 전 김대중이 만들어 놓은 낡은 대북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오늘 남북 관계를 실패하고 이런 수모를 당하는 원인이라는 말이다.

 

촌부의 말인즉슨, 6.15선언은 그 시대를 살았던 김대중과 김정일이 서로의 정치적 요구를 거래하여 충족시킨 20년 전의 남북관계 산물일 뿐, 20년 후 핵으로 무장한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아니고, 이를 상대하고 있는 문재인은 김대중이 아닌데, 이걸 문재인 대통령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설명을 하면,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대남관으로 남한의 대통령 문재인을 만났는데, 이에 비하여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은, 쉼 없이 변하고 이미 변해버린 남북의 실상을 깨달지 못하고, 낡은 구시대의 유물일뿐더러, 김정은이 인정하지도 않는, 김대중의 6.15 통일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것도 흉내만 내고 있었다는 것, 즉 변화해버린 시대에 부응하고 젊은 지도자 김정은을 움직이는 문재인식 대북관이 없었다는 것이, 오늘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는 원인이라는 말이다.

 

어차피 개점휴업 상태인 국회의 상황을 보더라도, 당장 누구를 통일부 장관에 임명한들, 청문회를 할 수도 없는 연유로, 후임의 임명을 서두를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외교안보라인까지 모두 물갈이 하는 등 경거망동할 때는 더욱 아니다.(진즉 갈아 치기를 바랐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절묘하게도 국회 파행이 가져다주는 시간과 기회를 잘 활용하여, 국가와 국민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셋 모두를 한바탕 웃게 하는, 정말 북한의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에게는 등골이 싸늘해지는 응징임과 동시에, 굳건한 불변의 의지로 남북이 화해와 협력을 통해 미래로 나가는, 멋지고 실효적인 정책을 기획 실천할 그런 인물을 찾아서, 통일부를 맡기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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