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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에서 여성직원을 강제 성추행한 오거돈(사진)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2일 기각됐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초 업무 시간 중 "휴대폰으로 페이스북 로그인이 안 된다"며 집무실로 여직원을 호출해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지법 조현철 형사1단독 부장판사는 이날 오 전 시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후 "범행 장소, 시간, 내용,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사안이 중하지만 불구속 수사 원칙과 증거가 모두 확보돼 구속 필요성이 없다"며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범행 내용을 인정,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영장실질심사 때 성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고의적'이었다며 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 말이 다 맞고 성추행 범행은 인정하나 구체적인 범행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평생 성실하게 엘리트로 살아온 오 전 시장이 순간 무엇에 홀린 듯 그런 행동을 했고 이후 그런 행동이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 인지부조화 현상이 와서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변호했다.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그날 생각만 해도 구역질”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는 4일 오 전 시장이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 "영장실질심사에서 나온 오 전 시장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말의 모순에서 대형 로펌의 명성을 실감한다"면서 "사실 저는 떠올리기만 해도 구역질 나는 그날 그 집무실에서 시간이 얼마나 흘러갔는지 잘 모르겠다"고 추행당시의 괴로웠던 순간을 표현했다. 


피해자는 이어 "'집무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폭언이나 업무상 위력은 결코 없었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사퇴 회견 당시 '경중을 떠난 5분'을 강조하며 구국의 결단을 하는듯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은 두려움에 떠는 늙은이일 뿐'이라는 말을 남긴 데 대해 세상에 대한 회의감마저 느낀다"며 오 전 시장을 질타했다.

그는  "오 전 시장에게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향후 재판에서는 최소한의 합리적 반론으로 대응해주셨으면 한다"며 "그것이 피해자인 저를 비롯해 이 사건에 관심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에 대한 예의일 줄로 안다"고 꾸짖기도 했다.



피해자는 나아가 "구속영장 기각 전 유치장에서 가슴 통증으로 40여분 진료를 받으셨다고 들었다"며 "개개인의 고통을 계량하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심각한 상황인 듯한 환자의 입장으로 한말씀 드린다. 하루 15알이 넘는 약을 먹으며 수면제 없이는 한숨도 자지 못하는 저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자신이 정신적 고통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저는 오 전 시장의 직접적인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따라서 합의할 일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해 '인지 부조화'를 주장하는 사람에게서 사과의 진정성을 찾을 수 없다. '현실적인 해결'이란 말을 앞세워 저와 제 가족을 비롯한 제 주변 누구에게라도 합의를 시도할 시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절대로 오 전 시장과 합의를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모든 것은 본인의 잘못',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사죄한다'던 70대 오 전 시장은 본인의 말처럼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란다"며 "그것이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다는 한 사람이 응당 갖춰야 할 자세가 아닐까 반세기 가까이 늦게 태어난 제가 감히 생각한다"며 처벌을 피하기에 급급한 오 전 시장을 질타했다.


그는 "해당 입장문은 누구의 의견도 더하지 않고 제 방 제 책상에서 저 혼자 작성했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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