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김 대표는 6일 국회에서 "후보를 내는 것이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며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른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7일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발족하는 등 선거준비에 들어간다.
이를 두고 “김기현 대표가 마지못해 전쟁터로 끌려가는 분위기”라는 설왕설래가 당안팎에서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가 그 중 1인이다.
그는 6일 KBS라디오 '배종찬의 시사본부'와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는 강서구청장 공천을 정말 하기 싫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대표가 자신보다 센 누군가의 압력에 못 이겨 후보를 내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보궐선거 지면 지도부 사퇴론이 불 일 듯이 일 것이고 그렇게 되면 김기현 대표가 버티기 힘들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대표) 입장이 갑자기 바뀌었다. 이는 외력이 작용했다고 본다"면서 그 외력에 대해 "김기현 대표보다 센 누군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력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그 사람은 이미 김기현 대표를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만약 국민의힘이 이긴다면 수도권 위기가 아닌 거니까 (위기론을 외친) 저와 윤상현 의원 등은 짐을 싸야겠지만 만약에 진다면 수도권 위기가 맞기에 '이 상태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겠냐'는 말이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기현 대표가 강서구청장 당공천을 내키지 않아 한다는 것은 그가 이날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쉽지 않은 선거 같지만, 그럼에도 후보를 내는 것이 집권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말한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여건 상 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그래도 주위에서 하자고 하니 한 번 해보자는 투의 말이다.
여론의 향배를 떠나 선거구도가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게 중평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선거여서 당 후보가 선전할 수 있었지만 이번 보궐선거는 결코 그렇지 않다.
현재 강서구 3개 지역구 국회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다 국민의힘은 내분양상마저 보인다..
국민의힘 강서병 당협위원장이 강서구청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는데 김태우 전 구청장 전략공천설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거론하고 있다.
게다가 김태우 전 구청장이 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보궐선거 유발자가 다시 후보로 나서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과 “사면권을 남용한 반법치주의 행태”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3월 당대표에 올랐다. 아직 임기가 창창하게 남았다.
강서구청장 보선에 당후보를 내지 않으면 그 결과에 직접 책임을 질 일이 없고 내년 총선도 진두지휘할 수 있다.
공천을 결정한 이후는 달라진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박빙으로 전개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고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상당부분 지휘하게 될 것이다.
보선서 참패할 경우 당 지도부 책임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그냥 이대로 가면 수도권 총선참패가 예상되므로 살신성인해야 한다는 파상공세가 이어지면 당 대표 등 현 지도부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설령 용산 대통령실의 힘으로 방어해 자리를 지켜도 총선에 다가갈수록 당대표를 흔드는 사람은 많아지고 이에 따른 당내 파열음은 커질 것이므로 '식물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여러모로 이목이 모아지는 선거다.
김기현 대표가 위기대응력을 발휘해 정치적으로 장수할지,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대응전략 변경 및 리더십 교체에 어떤 방향성을 가져올지, 아니면 이변을 일으켜 대반전을 부를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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