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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과천 야생화 단지에 개복숭아꽃이 활짝 피어있다.  이슈게이트 


17일 오후 과천 야생화 자연학습장(과천 야생화 단지)은 좀 전에 지나온 도시의 모습과 전혀 딴판이었다.

터널 같은 1차선 좁은 길을 지나오면서 세상과 단절된 것이리라.


순진무구한 개복숭아꽃 사이로 젊은 남녀가 작품사진을 찍기라도 하듯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개복숭아꽃은 원래 분홍색깔이 진하지만 야생화단지에서는 흰색깔이 더 강하다. 


나무로 만든 정자의 마루엔 중년 5~6명이 둘러 앉아 세속의 일을 두고 토론에 한창이다. 


멀리 관악산 산벚꽃은 핑크색을 품은 순백색에 가깝다. 

키다리 귀룽나무는 덩치와 달리 앙증맞은 하얀꽃을 막 피우고 있다.



키 큰 귀룽나무가 하얀꽃을 피우고 있다.  이슈게이트 



산새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화음을 맞춘다. 

사람들이 지나가자 고양이가 슬금슬금 움직이며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게 뭔가 친해보자고 하는 움직임으로 느껴진다. 



어른 키 높이의 회양목 군락지에는 소슬바람이 슬슬 지나다닌다. 

보통보다 키가 큰 이곳의 회양목은 과천산이라고 관리인이 설명한다.



회양목 군락지.


꽃은 아직 많지 않다.

그래도 이름마저 생소한 돌단풍이 입구에서 인사한다. 


생긴 것도 이상한 금낭화가 줄을 지어 피어 있고 수선화는 아직 이곳에선 제철이 아닌 듯 듬성듬성 외로이 피어 있다.


야생화 단지 내 금낭화. 


야생화단지 내 돌단풍꽃. 


야생화 단지 내 수선화. 



야생화단지 내 이곳저곳 벤치에 앉아 태고의 소리를 듣게 되면 무념무상이 어렵지 않다.


좀 더 맥박 뛰는 순간을 원하면 간촌약수터로 가는 둘레길을 올라갈 일이다. 조금만 걸어도 곧 숨이 차오른다.

 

야생화단지와 붙어 있는 밤나무 밭은 과수원처럼 잘 정돈돼 있다. 

그 옆을 끼고 둘레길을 올라가 넙적 바위에 앉으면 잠시 신선이 따로 없다. 

발아래 공사장의 망치소리가 요란스러운 과천지식정보타운이 한 눈에 들어온다. 


둘레길 옆의 과천밤나무 단지. 



야생화단지를 관리하는 한 어르신은 “최근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주말에는 400~500명이 방문해 숲과 꽃, 나무와 바위, 산과 하늘의 향기와 색깔을 온몸으로 느낀다고 한다. 


아쉬운 점도 없지않다. 

가는 길이 너무 좁아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데 중간중간 부분적으로 길을 조금만 넓혀도 대피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용자들이 이리 많은데도 굳이 좁아터진 길을 놔두고 있는 것은 실상 공무원들의 관료주의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과천시에서 예산을 들여 야생화단지 관리인들을 두고 있다. 

일부는 친절하고 열심히 제몫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부는 방문객이 꽃이나 해치지 않을까, 밟지는 않을까 하고 감시의 눈길을 번득이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Δ가는 길 


6900㎡ 규모의 과천야생화자연학습장은 정부과천청사와 통신사령부 뒤쪽인 과천교육원로118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과천중앙고등학교와 보광사를 지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국가리더십센터) 옆길을 따라 가면 된다. 

청사역에서 1.3km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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