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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의 세상읽기] 경주대학교는 살고 싶다 - 경주대부총장, 꿈틀미디어 대표 edmad5000@gmail.com
  • 기사등록 2022-03-23 19:17:50
  • 기사수정 2022-03-23 19: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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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최우수 대학이었다.


경주대학교는 12만평의 교지에 관광학관 등 8개동의 건물이 있고 울창한 소나무 숲이 감싸고 있다. 

1982년 법인이 설립되고 40년의 역사가 흘렀다. 개교 후 1997년부터 4차례에 걸쳐 최우수 관광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됐다. 

2001년 대학종합평가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2004년에는 지방대학 학사역량강화사업 지원대학으로 선정됐다. 2008년에는 대학 취업지원기능확충사업 지원대학으로 선정됐다. 경주대학교의 전성기에는 6000명의 학생에 300명의 교수와 200명의 직원이 있었다. 

대학의 온 오프라인 광고판에는 학교의 실력을 자랑하는 현수막이 넘치고 있었다.

 그러나 전국의 대학이 학령인구의 감소로 난관에 처하면서 경주대학교도 위기를 맞게 됐다.


2.폐교의 재난이 닥쳤다.


닥쳐온 대학의 재난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선제적 처방보다 결과적 대처에 주력했다. 

교육부는 대학이 직면한 문제해결을 위해 2016년부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실시했다. 

경주대학교는 6단계 중 5단계인 D-를 받았다. 2019년부터는 대학기본역량평가제를 시행했다. 

이 때 경주대학교는 재정지원제한 대학이 됐다. 2021년부터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실행했다. 

교육부는 한계대학 개념을 도입해 부실대학의 체계적인 폐교 청산절차를 마련했다. 

개선권유, 개선요구, 개선명령을 내리는 소위 삼진아웃제를 발표했다. 2022년 6월중에 기본역랑진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주대학교는 올해도 300만원의 장학금을 내걸었으나 입학생은 정원 미달이다. 현재의 재정 수입으로는 학교 운영을 해나기가 어렵다.

더욱 교직원의 임금을 지불하지 못해 체불 임금이 누적되고 임금청구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경주대학교가 폐교되면 모든 대학의 재산은 국고로 환수되고 교직원은 실직자가 되고 만다. 

이 원통한 재난을 구조하지 못하면 폐교당할 수밖에 없다. 




3.죽기 전에 살려내라. 


경주대학교의 폐교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많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기를 처절하게 바란다. 

천년 고도의 역사와 문화를 근본으로 탄생한 대학이다. 천년 신라의 56왕도 애원하고 다시 천년 변방의 선조들도 탄원한다. 세계인과 한국인, 경주인과 후손도 대학의 부활을 갈망한다. 


설립자와 역대 법인 이사장과 대학 총장이 소망하고 대학 40년의 동문과 지금 대학의 교직원과 학생이 열망한다. 캠퍼스를 품고 있는 소나무와 떠받치고 있는 돌과 흙이 울부짖는다. 


그래서 대학을 살리는 일은 공의요 순리다. 대학을 죽이는 일은 사의요 역리다. 어떤 행정과 단체 권력도 대학 폐교를 돕는다면 이는 역사가 그를 처벌할 것이다. 

거역해서는 안 되는 이 시대 지상명령인 천명과 민의를 받들어 대학을 살려야 한다.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을 추궁할 시간이 없다. 한계대학으로 선고를 받고 폐교된 후에 시위를 해봐야 소용이 없다.


4. 무임금 가장의 고통을 아시오?


경주대학교는 교직원 모두가 일을 하고도 품삯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체불된 임금이 누적되고 있고 생활고를 견딜 수 없어 퇴직자가 늘어나고 직원 조직은 가분수가 되고 임금지불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교직원들은 가장으로서 부양가족 앞에 죄인이 되어 있다. 몇 년을 일 해도 임금을 못 받는 직장인이 겪는 고통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이런 환경에 처해있는 구성원에게 대학을 살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비전을 내놓고 설득하는 일은 희망고문을 반복하려는 짓으로 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난의 시도를 멈추지 못하는 것은 대학 살리는 일이 너무도 처절하고 절박하기 때문이다.




5. 통폐합 몸부림을 해봅시다.


연초에 출범한 이사진은 체불임금 해결과 해외 입학생 유치와 서라벌대학과 통폐합을 추진하자는 의결을 했다. 

같은 법인 내에 있는 두 대학은 이미 통폐합을 시도한 바 있다. 대학의 구성원이 생존을 위해 시급히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은 교육부가 올해 6월 중 한계대학 진단을 내리기 전에 통폐합 승인 신청을 하는 일이다. 


통폐합을 통한 기대 효과만이 우리 대학의 살 길이다. 교육부의 통폐합 승인을 받는 데는 대학 구성원들의 대학을 살리겠다는 단결된 의지와 합의가 중요 하다. 

구성원 모두가 지구의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를 심는 일을 하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 

대학 본부에서는 임금체불 문제와 신입생 유치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폐교된 후에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는 것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통폐합 몸부림을 칩시다. 동시에 힘을 모아 임금 문제, 신입생 문제의 솔루션을 찾아냅시다. 대학을 실리지 못하면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됩니다. 살려냅시다.



6. 부활의 생명력이 있다. 


생명력을 지닌 식물은 봄이 되면 새싹을 틔운다. 경주대학교의 강력한 생명력인 건학 이념과 부활의 정신이 생동하고 있다면 대학은 다시 살아나고 만다. 

천년 고도의 흙과 돌이 떠받치고 있는 대학의 캠퍼스가 있다. 위대한 꿈을 품고 학문을 연마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 

준비된 연구실과 강의실, 실습실, 숙소, 식당 등 우수한 교육 인프라가 있다. 

그 임금체불의 쓰라린 고통을 참고 대학을 지키며 학생을 사랑해온 교수와 직원이 있다. 

대학의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설립자와 이사장과 총장단이 있다. 

경주대학교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강렬한 희망의 생명력이 있다. 12척의 배도 남아 있고, 소나무와 대나무처럼 떠나지 않고 대학을 수호하고 있는 남은자도 있다. 

손을 잡고 나아갑시다. 대학을 살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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