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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의 세상읽기] 하늘 향해 절규하는 국회의사당 배롱나무 - 꿈틀미디어 대표 edmad5000@gmail.com
  • 기사등록 2021-07-27 15: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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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내 헌정회관 잔디밭에서 폭염 속에서 피어 오른 배롱나무꽃. 사진=이동한 


배롱나무(crape myrtle)는 부처꽃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높이가 5미터까지 자란다. 

나무줄기는 연한 홍자색이며 밋밋하고 껍질이 벗겨지면 연한 황색을 띤다.

잎은 엇갈려 나거나 마주 나며 두꺼우며 광택이 난다.

 꽃은 7~9월에 피는 양성화로 10~20cm이며 원추 꽃차례가 가지 끝에 달린다. 

꽃받침은 6개로 갈라지고, 꽃잎은 흰색 또는 붉은색으로 6개이며 둥근 모양으로 주름이 많이 잡힌다.


우리나라의 배롱나무 원산지는 중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원수로 많이 심고 있다. 

꽃이 많지 않은 여름철에 오랫동안 피어있는데 백일까지 핀다하여 백일홍(百日紅)이라 부른다. 

실제로는 꽃이 수없이 피고 지지만 나무에 백일동안 꽃이 달려 있어 백일 동안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배롱나무는 붉은 빛을 띠는 수피 때문에 목백일홍이라 부르기도 한다. 

줄기를 문지르면 간지러운 듯 가지가 흔들린다하여 충청도에서는 간즈름나무라 한다. 


배롱나무는 매끈한 나무라 하여 예로부터 청렴을 상징하는 나무로 서원과 서당 등지에 많이 심었다. 

배롱나무의 꽃이 붉기 때문에 주술적 의미로 잡귀들이 범접을 못하게 하기 위해 신성한 사당이나 묘소에도 많이 심었다.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에 절규하듯 무더기로 붉게 꽃이 핀다. 

불꽂처럼 붉게 타오르는 꽃이다.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헌정회관 주변의 정원에도 몇 그루의 나무백일홍 꽃이 활짝 피었다. 

아무리 태양의 열기가 사람의 체온을 초과해 쏟아져도 백일홍은 저항하듯 피어오른다. 


태양을 향해 100일간의 항쟁이 시작된 것 같다. 

백일홍이 절규하는 이유와 울부짓는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피를 토해 내듯 항거하는 몸짓은 너무도 처절하다. 

아무 말도 없이 자기의 몸을 불태우듯이 붉게 타오르는 모습이 너무도 비절하다. 


배롱나무 목백일홍에 가까이 가서 쳐다본다. 

목백일홍 옆에 말없이 서 본다. 

자신이 백일홍이 되었다고 상상해 본다. 

의인화의 반대인 의목화가 되도록 자신을 버려둔다. 

백일홍이 되어 외친다. 


“하늘이여, 나의 불꽃이 보이나이까. 이 세상을 어찌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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