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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새벽 4시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삼성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께서 2020년 10월 25일 별세했다"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결식은 28일 오전 간소하게 치러졌다. 장지는 수원 가족묘지다.

선친 이병철 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는 용인선영에 묻혀 있다. 


생전의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자료사진 



부인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들은 24일 밤 이건희 회장이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으며 함께 고인의 임종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졌으며 4일장으로 28일 오전 발인한다. 

유언장을 남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고인의 사망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투병 6년5개월만이다. 


고인은 2014년 5월 1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까지 받고 소생해 치료를 이어왔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은 이후 중환자실에서 저체온 치료와 진정 치료를 받으면서 심폐기능 정상을 되찾았고,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그러나 고인은 재활치료에도 불구하고 6년5개월간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고인은 선친인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3남으로 이병철 회장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2014년 쓰러질 때까지 27년간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애초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형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물러나면서 이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1987년 그룹회장에 취임한 고인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선언을 통해 초일류 삼성의 기틀을 닦아 삼성전자를 세계 브랜드 가치 5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이건희 회장 어록›



△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1987년 12월 1일 취임사)

△ "뛸 사람은 뛰어라. 바삐 걸을 사람은 걸어라. 말리지 않는다. 걷기 싫으면 놀아라. 안 내쫓는다. 그러나 남의 발목은 잡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왜 앞으로 가려는 사람을 옆으로 돌려놓는가?"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출근부 찍지 마라. 없애라. 집이든 어디에서든 생각만 있으면 된다. 구태여 회사에서만 할 필요 없다. 6개월 밤을 새워서 일하다가 6개월 놀아도 좋다. 논다고 평가하면 안 된다. 놀아도 제대로 놀아라."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불량은 암이다.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생산 현장에 나사가 굴러다녀도 줍는 사람이 없는 조직이 삼성전자이고, 3만 명이 만들고 6천 명이 고치러 다니는 비효율, 낭비적인 집단인 무감각한 회사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과장에서 부장까지는 5시까지는 정리하고 모두 사무실을 나가세요. 이것은 명령입니다." (1993년 7·4제 실시를 지시하면서)

△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

△ "제트기가 음속(1마하)의 두 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 (2002년 4월 사장단 회의)

△ "200∼300년 전에는 10만∼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지만 21세기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10만∼20만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린다" (2002년 6월 인재 전략 사장단 워크숍)

△ "인재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2003년 5월 사장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다." (2007년 1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

△ "삼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2011년 1월 신년사)

△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와 나라의 손해다." (2012년 여성 승진자 오찬)

△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2010년 3월 경영복귀)

△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 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

△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2014년 1월 신년사)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선명하게 엇갈렸다.

고인을 애도하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그 공과(功過)에 대해선 사뭇 다른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이 회장을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로 칭하며 추모했다.배준영 대변인은 "(이 회장의) 미래를 선도할 인재에 대한 애정과 철학은 지금도 인재+육성의 교본이 됐다"며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혁신과 노력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경제계의 큰 별이 졌다"고 평가했다.안혜진 대변인은 "고인께서 살아생전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한 업적은 결코 적지 않았다"며 "편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지 두 시간 뒤 고민 끝에 “영욕의 삶”이라는 공과를 담은 논평을 냈다.허영 대변인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었다고 말했다.

또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며 "이 회장의 타계를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대국민 사과에서 국민들께 약속했던 '새로운 삼성'이 조속히 실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삼성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 회장은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고 그 그림자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어졌다"며 "이제 재벌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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