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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컨설팅그룹 ‘민’ 박성민 대표는 10일 경향신문 기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권가도에 대해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이재명의 대선 레이스는 분명 ‘오버 페이스’다”라며 “지지율이 너무 빠르게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자료사진 


박 대표는 “(이 지사가) 정상을 향해 익숙한 루트로 올라가고 있는 이낙연의 대세론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경선과 본선 승리를 생각할 때는 좋은 전략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2002년 노무현은 누가 봐도 도전자고 약자였지만 지금 이재명은 이미 강자의 이미지가 있다”며 “노무현은 강자와 싸웠는데 이재명은 (권력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약자에게는 가혹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언더도그로서는 위험한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분명한 것은 지금 이재명 지사는 기존의 성공적인 두 모델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며 “당내 비주류 중의 비주류인 이재명이 당내 주류인 친문과 유력 경쟁자인 이낙연이 호흡을 채 가다듬기도 전에 초반부터 엄청난 스퍼트로 치고 나가 골인하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체력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오버 페이스’는 조기에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노무현은 반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커런시 워>(Currency wars, 통화전쟁)의 저자인 제임스 리카즈는 ‘블랙 스완’을 ‘극단적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 사건의 극단적 결과’로 해석했다면서, 박 대표는 이 해석에 동의한다고 했다. 예컨대 9·11테러도 방식과 규모에서 훨씬 충격적이긴 하지만 일상적으로 일어나던 테러가 극단적인 참사로 이어진 것뿐이다.

 기존 체제에 대한 대중적 분노는 정치가 무능할 때 폭발한다. 대중이 분노하는데 정치가 싸우지 않으면 대중은 대신 싸워줄 ‘영웅’을 기다린다.

박 대표는 “아마도 노무현이 한국 정치 역사상 대중의 분노를 자신의 정치적 에너지로 만드는 데 가장 탁월한 정치인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노무현은 대중이 분노하는 지점을 정확히 읽을 줄 아는 능력이 있었고, 그것을 폭발시킬 수 있는 선동의 기술도 있었다. 노무현은 자기가 무엇에 분노하는지, 누구와 싸우려고 하는지, 누구를 대변하려고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는 반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이 정확히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 노무현이 그랬듯이 기성 체제에 대한 이재명의 분노도 실존적 경험에서 잉태되었다”며 “이재명도 ‘소수당의 소수파’였던 노무현처럼 ‘언더도그’(underdog) 전략으로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만일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김대중·노무현 신화를 뛰어넘어 진정한 ‘블랙 스완’이 될 것이다.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날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문 정권과 공동운명의 길 가는 이낙연, 노무현과 결정적으로 달라 


이낙연 대표에 대해서 “ 역사적 사례로 보면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에 성공해야 대권 도전에 유리했다.”며 “이낙연은 지금 문 정권과 공동 운명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낙연이 문재인과 차별화하지 않고 친문의 지지를 받는다는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이 큰 위험한 전략”이라며 “ ‘지지자들에게 욕먹을 용기’가 있었던 노무현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라고 했다.



대권으로 가는 두 모델 


1987년 이후 대통령이 된 루트는 두 가지밖에 없다. 1987년 노태우, 1992년 김영삼, 1997년 김대중, 2012년 박근혜, 2017년 문재인 모두 당 대표로 지지기반을 넓힌 후, ‘밴드왜건’(bandwagon) 전략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대통령이 되지는 못했지만 (후보는 되었던) 1987년 3김, 1992년 김대중, 1997년 이회창, 2002년 이회창, 2007년 정동영, 2017년 홍준표 모두 당 대표를 거쳤다.

당 대표를 거치지 않고 대선 후보가 된 사례는 2002년 노무현, 2007년 이명박, 2012년 문재인이다. 그중에서 ‘언더도그’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는 노무현과 이명박이다. 

이재명이 당 대표를 거치지 않고 대선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는 노무현과 이명박의 루트를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언더도그로서 대세론을 형성하며 상당히 앞서가고 있던 이인제와 박근혜를 뒤쫓아 힘겹게 역전했다. 

노무현과 이명박은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던 상대 당 후보(2002년 이회창, 2007년 고건)와의 가상 대결에서 더 경쟁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역전의 모멘텀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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