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하진달의 공감수첩❄ 정월대보름날의 추억들 - 하진달에세이
  • 기사등록 2020-02-08 12:40:10
  • 기사수정 2020-02-09 19:07:27
기사수정



오늘 아침 카톡방에 고향친구들의 넉넉한 보름상이 올라온다. 이젠 찾아보기 힘든 보름상이다.


 우리가 어릴 적엔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 명절이다. 설날 동네 남녀노소 집안 대소가가 모여 세배를 다니고 아이들은 덕분에 세뱃돈에 떡에 과일에 과자에 때때옷에 새신까지 신고 깡총깡총 어른들을 따라다니며 얼마나 신났던가? 


사진=부산 김순점씨 밥상


설날부터 보름까지 마을엔 각종 놀이가 이어진다. 동네아낙들은 그네뛰기 널뛰기 강강술래로 신이 났고 풍물패의 풍물놀이가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온다며 집집마다 다니며 지신밟기를 한다.


 아이들은 졸졸 따라다니며 같이 어깨춤을 추며 신기해하고 ‘황홀’해 한다. 이렇게 마을마다 추수가 끝나고 한가한 겨울 넉넉함에 흥이 났던 것이다.


 절정은 정월대보름 보름날이다. 집집마다 어머니께선 정갈한 차림으로 새벽부터 보름밥을 지어 키에 갖가지 나물과 오곡밥을 담아 장독대옆 절구에 올려놓고 비손하시고 오곡밥을 먹게 하고 소외양간으로 가 소에게 내 더위 사가라고 더위를 팔고 남녀노소 친구끼리 서로서로 더위를 사고팔며 동네 이집 저집 나누어 먹고 얻어  먹고 동네잔치는 절정이다.


 저녁엔 마을 어른들과 장정들이 냇가에 달집을 짓는다. 집집마다 가족의 속옷과 소원을 적어 걸고 달집을 태우고 아이들은 쥐불놀이 축제가 시작된다.


 달집을 태우고 타다 남은 대나무 가지는 아들을 점지해 주고 병을 낫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아낙들이 경쟁적으로 가져다 집에 정갈하게 모셔두기도 한다.


우리집은 어머니가 집 앞 논에 우리가족을 위한 달집을 따로 짓는다. 가족 속옷 한가지 소지종이에 각자의 소원을 적게 하여 걸어두고 천지신명에게 비신다. 온갖 액살 면해주시고 굽어 살펴주시라고 빌고 빌고 또 비신 후 달집을 태우신다.


 보름동안의 축제는 달집태우기 불빛과 함께 사그라든다. 한해의 시작은 이렇게 새롭게 희망을 안고 시작되는 것이다. 


산업화와 경제발전이라는 오늘날의 빨리빨리에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아름다운 미풍양속과 풍습이 그리워지는 지금이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issuegate.com/news/view.php?idx=733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Warning: include_once(../news/side_banner_menu.php): failed to open stream: No such file or directory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Warning: include_once(): Failed opening '../news/side_banner_menu.php' for inclusion (include_path='.:/usr/share/pear:/usr/share/php')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