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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철의 일침› 돌아온 안철수 간철수일까 마크롱일까
  • 기사등록 2020-01-19 09:01:22
  • 기사수정 2020-01-20 21: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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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중도 실용 정당을 만들겠다." "보수통합에는 관심이 없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후 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강렬한 정치적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초라한 모습으로 쫒기듯 외유에 나선지 그는 상당히 단호한 정치적 인간이 돼 있었다. 

1년반만에 그가 달라진 것인가. 


지난해 독일에서 마라톤을 뛴 뒤 기념메달을 자랑하는 안 전 대표. 

그동안 안철수가 들어올린 새정치의 구호와 깃발은 힘이 셌다. 하지만 그에 부응하는 정치적 성과를 올리는데는 실패했다. 정치적 뚝심과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사람들을 움직이고 조직화해 제대로된 새정치 새정당을 꾸려가지 못했다.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고 정당생활을 하면서 정치적 고수들에게 휘둘렸다.

그 영향으로 안철수의 리더십은 퇴색했다. 

그래서 그간 정치행보에서 얻은 별명이 간철수다. 우직하게 한 길을 걷지 못하고 좌고우면한데 따른 원하지 않은 평판이었다.  


이번엔 달라졌을까. 


총선을 앞두고 정치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그의 귀국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 처가가 있는 호남을 찍고 본가가 있는 부산으로 가는 귀국 동선도 메시지가 강력하다. 문재인 정부의 본거지나 마찬가지인 호남과 영남의 중심을 흔들어놓겠다는 의미다.


그가 프랑스 마크롱을 부쩍 언급하는 데서 그의 의지가 강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는 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세력도 없이 중도를 추구하면서 집권하고 개혁지도자가 된 데 대해 심취하고 있다. 


안철수는 보수통합에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한다면서도 진영대결에 나선 한국당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었다. 


그가 던진 메시지는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 새로운 중도실용정당을 만들어 삼자정립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삼국지의 제갈공명처럼 위 오 촉 세 나라가 경쟁하다 천하를 통일하자는 구상이다.

하지만 중원을 두고 변방에 세력을 형성하는 삼자정립전략은 중원을 장악한 조조의 군사력과 지략에 밀려 성공하지 못했다. 


현실은 더 어렵다.

그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이끌고 돌풍을 일으킨 4년 전과 지금의 평가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가 지지기반으로 삼은 호남은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고 군소정당에 균점돼 있다. 

보수야당은 통합의 깃발아래 한국당과 새보수당 사이의 소통합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틈새에서 안철수가 단기필마로 독자적 진로를 모색할 수는 있겠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독자노선의 경우 총선에서 야권 분열을 부를 수 있는, 결과적으로 엄청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안철수 신당은 반문재인 세력이라는 점에서 야당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중도 보수층의 표를 나눠가질 경우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 결국 야권분열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된다. 차기 기회는 영원히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안철수의 권토중래는 독자신당으로 가는 게 일단 유리한 게 사실이다.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고 독자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 펼쳐진 중도보수통합의 큰 장에 불참한 것은 정치적으로 참 좋은 기회를 놓친 것 또한 분명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가 노태우-김종필- 김영삼 통합이라는 전대미문의 충격파를 던질 수도 있었다. 노무현-정몽준처럼, 김대중-김종필처럼 손을 잡고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러면 큰 정치를 하겠다는 상상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어쨌든 중도실용정치를 제대로 하겠다면 작은 성공과 실패, 우여곡절에 흔들리지 말고 죽을 때까지 그 길을 가야 간철수라는 평판에서 벗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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