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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본색〕김형오 한국당 공관위원장, 그는 술탄이 될 것인가 - -이슈 핵심과 본질의 문을 여는 이슈게이트
  • 기사등록 2020-01-16 12:12:36
  • 기사수정 2020-01-16 18: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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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회의장 김형오는 20년 정치인생 마감을 앞둔 2012년 5월 터키 이스탄불에 가 있었다. 

거기서 그는 ‘술탄과 황제’라는 책을 썼다. 옛성을 지키려는 동로마 비잔틴 제국의 마지막 황제의 분투와 세상을 발아래에 두려는 오스만 투르크의 젊은 술탄이 벌인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이 주 내용이다.


김형오는 젊은 술탄에 호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비잔틴 제국의 마지막 황제의 근엄하고 고색창연한 방어전략에 대해 젊은 술탄은 배를 산으로 끌어가고 대포 기술을 사들이는 등 이색적이고 도전적인 리더십으로 그려진다. 


그런 김형오가 자유한국당 공관위원장에 임명됐다.

김형오는 술탄일까, 황제일까.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까.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까. 한국당의 전 공관위원장 김문수처럼 까칠할 것인가, 아니면 이한구처럼 조자룡의 헌 칼 휘두르듯 할까. 


김형오는 지난 12월 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해 투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존재감, 투쟁력, 대안 제시 능력, 또는 시민 접촉성이 약하다. 그래서 여당이 굳이 열심히 할 필요를 안 느끼는 거지. 이러다 보니까 청와대에 의한 정치가 돼버리고, 여야가 동시에 추락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8월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도 마찬가지 기조였다. 

그는 “정부와 여당, 특히 청와대의 독주‧독선을 막으려 몸을 던졌는가”라고 질책했다. “당이 살고 자유민주주의가 살기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 장엄하게 몸을 던져 죽으라”고 말했다.


 이어 9월 위키리크스한국과 인터뷰에서 “물갈이 대신 판 갈이를 해야 한다”고 했다. 물이 썩었기 때문에 고기만 아무리 갈아도 새 고기도 오렴된다는 것이다. 물갈이 대신 판갈이를 통해 정당법과 국회법 등 정치의 구조를 바꾸자고 한다. 


이럴 때 김형오는 원론적이고 보수적이며 추상적이고 이상주의자 같다.


“우리는 물갈이하라고 했더니 물은 안 갈고 고기만 갈기 때문입니다. 썩은 물에 새 고기를 넣으면 새 고기도 오염되기 마련입니다. 썩은 물에 적응하는 물고기는 살고, 적응하지 못하는 고기는 죽습니다. 새 술은 새 포대에 담아야 합니다. 헌 포대에 새 술을 넣으면 되겠습니까.”


중진들이 적당한 시기에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한 것 같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정치 원로들과 중진들이 정치발전을 위한 '불쏘시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라와 국민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은 사람들은 이제 무엇을 더하고자 해서는 안 된다. 자기가 중심적 위치에 있어야 하고, 킹은 아니어도 킹메이커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특히 편안한 지역구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잘 대접받으며 쉽게 당선된 의원들은 더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이의 기용에 대해 적극적이다. 

그는  "정치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세상을 바꾸려면 지금이 기회다. 조금은 모자라고 조금은 서툴더라도 순수한 열정과 애국심으로 스스로를 무장해 달려나가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해 떨쳐 일어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했다. 


이러한 언급은 그가 여전히 술탄의 싱싱한 창의성과 도전의식에 매료돼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공관위원장으로서 젊은 층 공천에 주력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인터뷰 내용 등을 개략적으로 보면 공관위원장으로서 김형오는 감성보다는 이성을 발휘해 한국의 정치발전이라는 큰 원칙을 정하고 그 선 안에서 한국당 텃밭의 후보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고 수도권에서는 투쟁력 확보를 위해 젊은이들을 대거 기용하는 공천관리를 할 것 같다.


과거 김문수는 독단적이고 외골수 스타일이었고, 이한구는 박근혜 대통령의 명을 받아 칼춤을 췄다. 

김형오는 두 사람의 중간 어디쯤이겠지만, 김문수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고 한국당에선 점치고 있다. 과연 어떻까. 


김형오 (73) 전 국회의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외교학과, 신동아 기자를 거쳐 92년 14대 총선 때 부산 영도구에서 민자당 후보로 처음 당선돼 18대까지 내리 5선 했다.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내고 18대 의원을 마친 뒤 정계를 떠났다. 

교회장로로 활동하면서 백범 김구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으로 맡고 있다.

‘세상을 보는 큰 눈’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책에 대한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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