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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과 흐름 타야 선거 승리" 증명한 대만 차이잉원 - 지지율 20%대로 추락하고 지방선거 대패했지만 시진핑 거부감과 홍콩 시위 …
  • 기사등록 2020-01-11 21:18:11
  • 기사수정 2020-01-12 2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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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보당 차이잉원(64·蔡英文) 대만총통에 대해 올 1월 초 대만의 여행가이드는 “무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 차이잉원은 2018년 하반기만 해도 지지율이 22~28%에 그쳤다. 부정평가는 60%가 넘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야당에게 대패했다. 탈원전정책 목표에 대한 국민투표에서도 패배했다. 

대만사람들은 대부분 차이잉원의 재선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보란듯이 11일 총통선거에서 압승했다.


12일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817만231표(57.13%)를 득표해 552만2119표(38.61%)를 얻은 '친중노선'의 중국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을 264만여표 차이로 누르고 15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 

차이 총의 득표수는 1996년 대만에서 총통 직선제가 시행된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확보한 지지율도 4년 전 당선 때의 56.12%보다 1%포인트 더 높아졌다.


여당인 민진당도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대만 선관위의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체 113개 의석 중 민진당은 61석을, 국민당은 38석을 차지했다. 


중국의 강압적인 일국양제에 대한 거부는 시대의 흐름이었다. 젊은 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서며 차이잉원의 연임이 확정됐다.




유세하는 차이잉원 총통. 사진=CNN캡처 


대만독립에 대한 일관된 정책과 홍콩 시위격화, 그리고 중국 시진핑 주석의 대만 강경책에 대한 거부감 등 외생변수와 미중무역전쟁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경제활성화, 노동 연금정책 개혁 등 내부혁신으로 그는 기사회생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대만 경제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2019년 대만 증시 가권지수는 23.3%의 상승률을 보이며 증시 개설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일 경제전쟁으로 일본으로 관광가던 한국인들이 발길을 대거 대만으로 돌린 것도 숨통을 트이게 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또 노동정책과 연금개혁을 강력히 밀어붙인 데 대해 평가를 받으면서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는데 큰 힘이 됐다.




차이잉원은 대만독립파다. 이를 밉게 본 중국 시진핑 주석이 대만에 한한령 이상 가는 제재와 압박을 가했다. 

사드보복 이후 한국행 중국 관광객이 사라진 것처럼 대만행 중국 관광객이 발을 끊었다. 중국 국적기의 대만 직항편도 끊겼다. 


그의 집권 이후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 수교국은 하나둘 씩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의 봉쇄와 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잘 나가던 경제가 추락하고 조급한 탈원전 정책으로 단전소동이 일어나면서 민심이반이 심했다. 

이로써 그의 국정지지율은 한동안 바닥을 기었다.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대패하고 차이잉원 총통이 민진당 주석 직까지 사퇴했다. 탈 원전 탈 중국화 정책으로 경제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으로 집권세력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했지만 친중 친서민과 경제 살리기 공약을 내건 국민당 한궈위 후보 지지율은 50%에 육박했다.

차이잉원의 재선도전은 꿈도 꾸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중국인민군을 사열하는 시진핑 주석. 


대만에 대한 시진핑 중국주석의 고압적인 통일정책 및 봉쇄정책이 대만인들의 분노를 불렀다. 지난해들어 차이잉원 지지율이 30%대로 올라갔다. 여기에 8월부터 일국양제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홍콩 시위가 격화되면서 차이잉원의 지지율은 극적으로 상향곡선을 그렸다. 

일국양제 정책을 받아들이고 중국과 적극 교류하자는 야당의 주장보다 대만독립으로 가자는 차이잉원 주장이 더 먹혀든 것이다.


그는 유세 때 이를 최대한 활용했다. 

홍콩사태를 거론하면서 일국양제를  거부하고 “홍콩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보여줄 때”라고 대만인들의 독립성에 불을 질렀다.

중국의 압력에 단호하게 맞설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결국 차이잉원의 대승으로 선거는 끝났다. 

정치적 사망 선고 직전의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 시진핑의 강경책과 홍콩 자유시위 물결로 되살아난 셈이다. 

일국양제를 고리로 대만 통일이라는 중국의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고자 한 시진핑의 중국몽은 일단 실패했다. 


대만 총통 선거는 시대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흐름을 잘 타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늘의 우세가 내일의 약세로 바뀔 수 있고 내부문제 뿐 아니라 외생변수로 승리의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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