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꿈틀평론› 에밀레종, 태평성대소린가 살려달라는 소린가 - 꿈틀미디어 이동한 대표
  • 기사등록 2019-12-15 15:59:29
기사수정


지난달 25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만찬이 열린 부산 힐튼호텔 로비에는 성덕대왕신종 에밀레종의 홀로그램 이미지가 등장했다. 

이 에밀레종 이미지는 한국 전통 문화재와 첨단 5G 기술을 융합시켜 구현했다. 실제 에밀레종 크기에 5분의4 정도 되는 이미지로 레이저 빔 프로젝터로 빛을 쏴서 입체 이미지로 만들었다. 


에밀레종은 태평한 나라의 상징으로 아세안 전체 나라에 태평과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구현했다. 




성덕대왕 신종은 봉덕사종, 에밀레종이라고도 하며 국보 제 29호다. 신라 35대 광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을 추모하기 위하여 봉덕사에 큰 종을 만들어 세우고자 했다. 

이 종은 아들인 36대 혜경왕 때 완성됐다. 그 후 봉덕사가 폐사되면서 신종도 정처 없이 떠돌았다. 


아이들과 소들의 놀이거리가 되고 성문을 열고 닫는데 사용한 타종이 되기도 했다. 세종 6년과 단종2년 사이에 경상도 지역에 큰 홍수가 나서 봉덕사도 수해를 입고 자취를 감추었다. 

당시 김시습 등 여러 사람이 참담한 실상을 조정에 고하여 영포사로 수습이 되었다. 영포사도 화재로 손실되고 그 후 노동동 봉황대 고분 옆 종각에 거쳐하였다. 


일제 강점기 1915년 옛 경주 박물관으로 이주했으며 1975년 최종적으로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에밀레종은 아이를 넣어 만들었다는 인신공양설이 전설로 전해오고 있다. 

봉덕사 승려들이 종을 만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어느 가난한 집에 들렀는데 한 여인이 승려에게 젖먹이 아이를 보이며 "저희 집은 가난하여 시주할 것은 이 아이 밖에 없어요"라는 말을 했다. 

승려는 거절하고 돌아와 종을 만들었지만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꿈에 부처가 나타나 "모든 시주가 같거늘 여인의 뜻을 거절 했느냐"며 질책을 했다. 


승려는 그 길로 여인의 집에 찾아가 그 아이를 안고 나왔고 여인은 울부짖으며 자신의 경솔함을 자책했다. 

아이를 쇠물에 넣고 종을 만들자 그제서야 종소리가 울렸다. 그 종의 소리가 마치 아이가 "에밀레 에밀레"하며 어미를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 한다. 


이 같은 인신공양 전설에 대해 살생을 금하는 불교사상으로 볼 때 사실 인정을 할 수 없다. 사학자들도 19세기 조선시대 문헌에는 전혀 기록이 없으며 일제 강점기 자료에 언급된 것을 보면 불교 폄훼를 위해 조작된 설화라는 주장도 있다. 


성덕대왕 신종 에밀레종은 그 소리가 맑고 웅장하며 국내외 범종 가운데 가장 긴 여운의 소리를 낸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깊은 울림과 끊어질 듯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여운의 신비는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에밀레 신종의 소리는 2003년 제헌절 타종식을 마지막으로 종을 보호하기 위해 타종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전자 기기를 통한 녹음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신종은 높이가 3.4m이며 두께가 2.4 cm이고 무게는 19톤이다. 

제작한지 1200년이 지나도록 종을 울렸으나 깨어지지 않고 아직도 신비한 소리를 내는 범종이다. 


에밀레 신종은 신라 문화와 역사의 상징이다. 신종의 소리는 신라문화의 심연에서 울려나오는 울림이다.

 에밀레종은 신라 천년 왕조가 망하고 난 후 천년이 흐르는 역사 속에 울리고 있었다. 지금도 에밀레 신종은 세계를 넘어 우주로 퍼지는 웅대한 종소리를 울리고 싶다. 


천년 고도 경주는 인구가 감소되어 소멸된다는 도시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천년 동안 도읍지였던 문화와 역사의 도시를 인구 20만이 되도록 방치한 사례는 한국뿐이다. 

세계 사람과 후손들 보기에 부끄러운 일이다. 




국회에 보낸 의원들이 서로 자기지역 예산 챙기려고 물고 뜯고 하면서 천년 고도 걱정은 하지 않는다. 

경주 사람들은 싸움보다 예절을 중시하다보니 천년 고도를 이 지경되게 만들었다. 


녹음된 에밀레 종소리를 다시 들어보자. 인신공양된 아이의 울음소리인지 태평성대를 찬양하는 소리인지 들어보자. 

아마도 “소멸되는 도시 경주를 살려내라! 누가 경주가 소멸되도록 방치하고 있는가?”로 들릴 것이다.


 에밀레 신종의 울림이 우리의 가슴을 파고들고 세계와 우주를 향해 끝없이 퍼져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issuegate.com/news/view.php?idx=686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