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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에세이› 만추의 서울남산은 고향 어머니처럼 품어준다 - 꿈틀미디어 이동한 대표 전 세계일보 사장
  • 기사등록 2019-12-04 13:10:47
  • 기사수정 2019-12-06 21: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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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면 나무처럼 내가 붙잡고 있던 것을 버려야 한다. 원래 나는 무에서 왔고 제로였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상수는 변하지 않는 수이고 변수는 변하는 수다. 내가 변경시킬 수 없는 자연과 운명은 받아들이고 인간의 노력으로 변경시킬 수 있는 상황에는 도전을 해야 한다”



남산의 단풍나무는 붉게 물든 단풍잎을 땅위에 뿌리고 있다. 은행나무도 노란 은행잎을 길가에 날리고 있다. 


남산의 나무들은 태양이 작열하던 여름날 뜨거운 열정으로 산소를 만들어 내던 때가 있었다. 손을 잡은 연인이나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산길을 올라오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화가 나서 숨을 몰아쉬고 뛰어내릴 곳이나 목을 매달 곳을 찾다가 싱그러운 나무들이 모여 사는 숲을 보고 다시 살아 봐야겠다고 노래하며 내려가는 사람도 있었다.


남산에서 사방을 바라보면 북악산과 청와대, 광화문과 서울역도 보이고 돌아서면 한강을 건너 동작동 국립묘지와 서초동 검찰청과 대법원, 저 멀리 관악산도 보인다. 




 10월 14일엔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세상을 떠나고, 11월 24일은 걸그룹 가수 구하라가 생을 포기하고, 12월1일에는 청와대 민정 비서관에서 특감반원으로 일했던 A수사관이 목숨을 끊었다. 

3일은 배우 차인하의 사망 소식이 실시간 뉴스로 알려지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모방범죄, 베르테르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귀한 목숨을 끊기 전에 남산에 찾아와 숲을 이루고 사는  나무에게 물어 봤다면 어떠했을까. 


남산은 찾아오는 사람이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누구나 받아준다. 

마치 고향 어머니처럼 외롭고 불쌍한 사람들을 품어 준다. 

이제는 그 봄날의 희망과 여름날 욕망의 불길이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찬바람에 식고 차가운 이성의 기운이 스며드는 계절이 왔다. 

이 같은 계절의 변화가 사람에게는 너무도 허전하다. 광야에 떨어져 갈 곳이 없는 과객에게 엄습해 오는 고독을 막을 수 없다. 


이제 곧 나무 가지에 붙어 있는 단풍잎들은 모두 땅에 떨어지고 산야는 눈이 덮이고 나무들은 찬바람에 신음 소리를 내는 겨울이 온다. 


겨울에도 남산을 찾아오는 사람이 있겠지만 다음 해 따뜻한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은둔과 사색에 잠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물어 가는 가을의 끝자락 만추는 우리의 인생을 정산해 보고 잔액을 확인하고 대나무 한 마디를 만드는 순간이 되게 한다. 


원래 인생은 고독하다.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너무 기뻐서 날뛰지도 말아야 할 일이다. 

잘 나가는 벗들을 보고 부러워하고 뒤떨어진 벗들을 보고 비웃지도 말고, 내가 오늘 눈밭위로 걸어가는 발자국이 다음에 오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될 것을 생각하며 바르게 가면 된다. 


겨울이 오면 나무처럼 내가 붙잡고 있던 것을 버려야 한다. 원래 나는 무에서 왔고 제로였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자연은 인간에게 자기의 본래로 돌아가도록 가르쳐준다. 



나이를 먹으면 화장한 사람과 않는 사람이 같고, 가진 자나 못 가진 자가 같고, 배운 자나 못 배운 자가 같고, 벼슬한 자나 벼슬하지 못한 자가 같고, 산에 누워 있는 자나 방에 누워 있는 자가 다르지 않고,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차이가 없다. 


이 같은 자연의 교훈을 받아들이면 자신을 비울 수 있고 자신을 찾을 수 있다. 혼자 있어도 두렵지 않고 숨어 있어도 고민이 없다.(獨立不懼 隱遁不悶) 


상수는 변하지 않는 수이고 변수는 변하는 수다. 

내가 변경시킬 수 없는 자연과 운명은 받아들이고 인간의 노력으로 변경시킬 수 있는 상황에는 도전을 한다. 


늙으면 찾아오는 질병과 죽음에 대해서도 괴로워하고 거부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운명도 나에게 찾아온 반가운 친구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삶의 이치를 통달하고 득도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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