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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달 에세이



산본 화엄도량 정각사에서 베트남에서 이주해 온 불자들을 위한 백중지장효 행사가 하루 종일 있다기에 오전법회에만 참석하기 위해 갔다.

베트남스님 13분은 어제저녁 비행기로 왔단다. 30여분의 스님들이 참석한 군포시와 안산시 인근에서 생활하는 베트남 불자들의 대대적인 백중 지장 효 행사다. 꽃 공양 올린 후 스님에게 꽃을 달아드린다. 스님은 노란 장미를, 부모님이 살아계신 불자는 빨간 장미, 돌아가신 분은 하얀 장미를 가슴에 달아 준다. 우리가 어버이날 카네이션 꽃을 다는 것과 의미가 같을 것이다.


식이 진행되는 과정이 우리와 비슷하다. 불자 대표가 부모님과 조상님께 감사와 참회의 글을 울먹이며 낭독한다. 법당이 어느 순간 모두가 울먹이는 눈물바다다. 나도 뭔 말인지 모르지만 눈물이 앞을 가린다. 


먼 이국땅에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부모형제 떠나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설움일 것이다. 그리움과 고달픔이 함께 일 것이다.



부모님의 사랑을 깨달았을 때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안 계심을 슬퍼하는 모양이 우리네와 비슷할 것이다.


연꽃등에 불을 밝혀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올리고 기도 후 스님전에 올린다.

불자들이 올린 바루공양 들고 스님들이 법당을 3바퀴 돌아 자리로 돌아간다.


큰스님 두 분을 제외하곤 베트남스님들은 다 맨발인 모습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어

제가 있고 오늘이 있듯이 부모님의 은공에 보답하며 부처님의 말씀 따라 살며 부모님께 드리는 마음으로 스님들께 선물 공양을 올린다'는 번역을 듣고 동서고금 어디 어느 때나 부모님의 사랑에 대한 자식들의 효는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베트남은 우리와 같은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다. 우리와도 좋은 인연은 아니지만 아픈 역사를 함께 공유한 나라다. 현재는 우리나라 60~70년대의 모습을 갖고 경제성장을 위한 발돋음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무궁무진 가능성이 있는 나라라고 볼 수 있는 베트남,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나라다.


정부차원의 외교도 필요하겠지만 민간단체를 비롯한 경제 문화 체육 종교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 성장발전의 동력이 되길 희망한다.




이젠 사찰도 산중불교에서 탈피하여 불교대중화와 각종 복지후생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음에 불자의 한사람으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법회 내내 슬픔인지 설움인지 격하게 흐느끼는 불자의 등을 옆에 불자가 토닥여 준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까? 병환중이실까? 먼 타국에서 찾아뵙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눈물이 계속되는 모양이다. 나도 옆에 가서 격려해 주고 싶다. '서러워 말라고, 다 지나가더라고' 해주고 싶다. 


우리의 돌아가신 조상님과 부모님 천도를 위한 7월 백중(보름) 우란분절 기도마냥 오늘 베트남 불자들의 백중지장효 행사에 참여하게 됨에 감사드리며 더욱 더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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