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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달 에세이

 


인간은 누구나 자유를 원한다. 나또한 그렇다.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어딘가 소속됨을 그동안 거부해 왔다. 그 어떤 취미생활이나 여가선용도 걷기 외엔 어딘가에 소속되어 배우는 것조차 거부해 왔다. 이젠 조금 변화를 줄까 한다. 집 앞에 있는 주민자치센터를 찾아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찾아보니 노래교실이 눈에 들어 왔다. 


월요일 밤KBS 가요무대를 보며 가끔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른다. 그런데 옆에서 남편이 듣는 사람 입장도 생각하라며 한마디로 기를 팍 죽인다. '아! 그래 나도 음치를 한번 탈피해 보자,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는 노래 한곡 정도는 내 것으로 만들어보자'하는 생각이 나를 유혹 노래교실 수강을 신청했다. 


9월 한 달 해보고 10월 학기에 제대로 등록하란다. 1분기에 4만원, 경로는 30% 할인이 된단다. 8월 말이면 경로우대증이 나온다니 한 달 치 7천원만 내고 오늘 2시부터 노래교실 하니 들어보란다. 

정말 놀랍다. 우리나라 복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물론 이런 복지혜택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이나 여러 조건이 가능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2시에 강의실에 들어가니 20여명이 함께했다. 부부가 오신 분, 모녀간에 오신 분 등 분위기가 편안해 보였다. 전반부에는 다양한 가요를 틀어놓고 따라 부르다가 후반부 오늘 배운 곡은 '어서오이소'라는 노래였다. 몇 번 강사님이 선창하고 따라불렸다. 반복 후 앞쪽에서부터 마이크 넘겨가며 차례대로 노래를 부른다. 내 차례가 왔다. 목감기로 목도 간질간질 이 음치가 제대로 부를 수 있을라나 에라 모르겠다. 나도 그냥 불러보자 하고 마이크를 들었다. 


옆에 계시던 분이 얼른 내 옆으로 와 음정을 잡아주며 같이 불러주신다. 그렇구나! 이런 배려도 있구나 감사하다. 2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중간에 어머님을 모시고 온 따님이 수박 2통을 가져와 모두 나누어 먹었다. 참 감사할 일이다. 


이렇게 우린 아직도 살만한 세상에 살고 있다. 누군가가 그랬다. 앞으로는 어떤 세상이 될지 걱정이라고~? 항상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 진행 발전되어 왔다. 선배는 후배에게 노인들은 젊은이들에게 갈수록 버릇도 없고 예의범절도 모른다며 염려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다. 


세상의 변화 속도에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이에는 간격이 있기 마련이다. 세대차라는 말 대신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라면 우린 행복하지 않을까?




강사님이 마지막으로 새로 온 사람 인사를 하란다. 난 누구누구입니다 했더니 "몇 호선 몇번 출구에서 오셨냐?"길래 "4호선 4번 출구로~" 하니까 옆에 분이 전철이 아니고 나이를 묻는거란다. 하! "예 저는 6호선 6번 출구로 나왔어요" 했다. 


감도, 수박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결실을 맺고 익어 간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에 대한 염려들이 많다. 노인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다양한 복지프로그램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  


노인들도 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지 않고 자연으로 건강하게 돌아 갈 날을 기다리면서 익어가는 것이다. 젊은 세대, 자식세대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염려하며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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