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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사장


시간강사 처우개선법이 시행됐지만 현실에서는 시간강사를 죽이는 법이 됐다며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8년간이나 미루어 오다 1일부터 시행된 강사법은 3년간 임용을 보장하고 방학 중에도 임금과 퇴직금 등을 보장해 준다는 내용이다. 


시간강사 처우를 개선해 준다는 법이라고 하지만 대학들이 시간강사를 대우하지는 않고 인건비가 늘어난다며 강사수를 줄이고 있다. 한국비정규직 교수노조는 국내 전체 시간강사는 7만6164명인데 그 중에 1만명이 올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2학기에도 강사 수를 대량으로 줄이기 위해 강좌를 통폐합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강하는 학생들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한다.



강사법은 2010년 조선대의 한 시간강사가 “노예 같은 삶을 살았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2011년 국회를 통과하고 201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학은 물론 시간강사들 조차도 대량 해고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반대하면서 시행되지 못하고 2013년으로 연장되었다. 

그 뒤로 8년간 4차례나 유예 되었으며 결국 지난 8월1일 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시간강사에게 교원 자격을 부여하고, 임용기간 1년 이상 3년까지 보장, 주당 6시간 최대 9시간 이하 강의 등을 골자로 하는 강사법이 시행되게 되었다. 정부는 대학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대학은 그간 11년 동안 등록금이 동결되어 온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돈이 없다며 주저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 협의회는 강사법 시행에 2965억원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현재 확보하고 있는 지원 예산은 288억원 뿐이라고 한다. 홍익대의 경우 시간 강사 수는 작년 2학기 학부와 대학원 합해서 211 명이었으나 올해 1학기에 77명으로 3분의 2를 줄였다. 대구대도 작년 2학기 420명의 시간 강사를 올해 1학기 202명으로 절반을 줄였다. 300명의 시간강사가 실직을 당했다. 


강사법 시행으로 강사를 한번 뽑으면 3년을 임용하기 때문에 대학들은 강사의 자격 기준을 높이고 있다. 박사 수료 대신 박사학위를 요구하고, 3년간 3편 이상의 논문 실적을 요구한다. 시간강사를 공개 채용하면 강의와 연구 경험이 풍부한 기존 강사들이 유리하며, 박사 학위를 딴지 얼마 안 되는 신진들은 탈락될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고려대도 2학기 개설한 전공과목이 작년 2학기보다 76개나 줄었다. 학생들은 개설한 과목이 몇 개 되지 않아 원하는 수업을 선택하기 어렵게 됐다.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지만 대학의 현실과 동떨어져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5년에서 10년을 시간강사로 강의하면서 정규직 교수 임용이 될 때를 바라보며 대학에서 강의해 왔는데 줄줄이 실직을 당하고 거리로 내몰리게 됐다. 하루아침에 가정에서 직장을 잃은 가장이 되고 사회에서 일자리가 없는 백수가 됐다. 부모님과 처자식 앞에  얼굴을 들 수 없고. 사회에서 친구와 친지에게 명함을 내밀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부모님이 없는 살림에 땅과 집을 팔아 대학을 보내고 대학원까지 보내서 박사학위 따면 대우도 받고 돈도 벌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소박한 희망이 처참한 절망이 돼버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대한민국에 이런 비참한 분들이 수만명으로 자꾸 늘어나면 우리 사회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 분들이 나라를 원망하고 자신도 버리는 N포세대가 되면 우리 사회는 암울한 상황에 처한다. 



출산율 저하, 노령화 가속, 실업률 증가, 이혼율 상승, 자살률 급증 등으로 우리 사회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 사회의 현역이 되고 귀중한 발전 동력이 되어야 할 시간강사들의 실직 참사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불행을 초래 한다. 


이  나라는 우리 자식들이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열심히 공부해 석사 박사되면 취직하고 결혼해 부모님과 같이 자식 낳아 공부시키고 살 수 있는 곳이  못되는가? 그렇다면 이 구조적 모순이 왜 생겼는지, 예방할 수는 없었는지, 지금은 고칠 수 없는지, 이 괴로운 유산을 물려  주어야 하는 기성세대 부모들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법을 만들며 정책을 시행하고, 교육을 하며 연구를 하고, 설교를 하며 설법을 하고 있는 정치, 교육, 종교, 사회 지도자들이 길거리로 쫒겨 나서  머리 숙인 죄 없는 저 젊은이들에게 삶의 의욕을 되찾아 주어야 한다. 부모를 원망하고 조국을 버리고 떠나 난민이 되기 전 먹고 살 길을 만들어 주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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