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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아주 편안하게 잘 잤다. 일어나 비온 뒤라 풀을 좀 뽑아볼까 했는데 어렵다. 손가락이 뻣뻣해진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못 하겠다. 잠깐하고 손을 놓았다.


아침은 장흥읍 소머리국밥으로 해결하고 강진 월출산으로 향했다. 



월출산 천황주차장에 차를 주차 후 올라가는데 혼자 오신 한분과 동행을 하게 되었다. 처가댁이 강진이라 총각 때부터 60여차례 월출산에 와 등산로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며 친절하게 안내를 한다. 많은 대화가 오고 간다.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출발했는데 오늘 월출산 산행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돌산인데도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등산로를 작업하신 분들에게 감사와 함께 경외감을 갖게 되었다. 얼마나 힘드시고, 고생했을까?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가는 곳곳 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첫 목적지는 구름다리다 산 아래서는 엄두도 안 났는데 왔다. 내가 여기 왔다. 구름다리에 왔다. 급경사를 올라가며 저 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리는 의외로 편안했다. 내가 하늘 위에 떠있는 느낌이다. 한참의 휴식을 취한 후 천황봉을 향해서 간다. 난 내려가고 싶었는데 한번 계획한 이상 중간에 포기란 있을 수 없는 남편 덕분에 아무소리 못하고 간다. 뒤돌아 볼 수 없다. 아찔하다 돌고 돌아 올라간다. 암벽 등산하는 이들이 바위 위에 개미처럼 붙어 있다. 대단하다. 얼마나 걸었을까?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천황봉 가기 전에 등산객 한분이 정말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막걸리 한잔 드시란다. 무거운 짐을 들어야겠단다. 네다섯명이 건네주는 막걸리를 한 모금씩 마시는데 보약이 따로 없다. 너무나 시원한 청량감에 감동했다. 산행은 이런 것이다 서로 예기치 못한 만남이지만 서슴없이 대화가 오고 가는 것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천황봉 가기 전 통천문을 지나게 되었다. 하늘과 통하는 문, 경이롭다. 힘든 과정이 녹아내린다. 태산이 높다한들 하늘아래 뫼이로다. 그렇다.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 인간사 어떤 경우에도 극복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순간 그 순간 참고 지나가며 다 극복되고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드디어 천황봉에 올랐다. 유구무언. 말이 필요 없다. 아래로 보이는 영산강 물줄기의 평화로움 넉넉한 들녘 천지사방 황홀하다. 내가 올라왔다며 나에게 칭찬박수도 날렸다. 산의 웅장함이 이렇게 멋질 수가 없다. 바람도 시원하다.

 젊은이가 자기는 오늘 두번째 올라왔단다. 아침에는 안개 때문에 볼 수 없었는데 지금 오신 분들은 행운이란다. 이 광경을 보지 못하고 내려갔다면 억울했을거란다. 이 맛에 오른다.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막힘없는 360도의 파노라마.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하늘 아! 내가 여기 있음에 감사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미혹한 중생 굽어 살펴주옵소서.



산을 내려가기 싫다. 하지만 올라왔으니 내려가야 한다. 산에서 인생을 배우고 인생을 느낀다 바람폭포 쪽으로 내려가다 시원한 폭포에 매료되어 물과 한참을 놀았다. 어떤 분이 지나가면서 월출산은 천천히 느끼면서 내려가란다. 돌의 93%가 맥반석이란다. 계곡물도 그냥 먹어보란다. 맥반석의 정화작용과 효능에 대해 한참을 설명한다. 참 훌륭한 분들이 많다. 아는 것도 많다. 내려오면서 바라본 산 아래 산의 곳곳 어느 하나 시선을 끌지 않는 곳이 없다. 매력에 폭 빠졌다. 하지만 다시 오르지는 못할 것 같다. 월출산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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