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사장

     

마녀사냥(witch hunt)은 중세 중기부터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유럽, 북미, 북아프리카에서 행해졌던 마녀와 마법에 대한 추궁, 재판과 형벌행위를 말한다. 마녀는 공동체 내에서 질병을 치료하거나 점을 치는 주술적 기능을 수행하던 사람이었으나 어느 때부터 악마와 놀아나고 공동체에 해악을 끼친다는 낙인이 찍히면서 사회악이 되었다. 14세기부터 불어 닥친 마녀사냥은 17세기까지 대략 20만~50만명이 처형됐다.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한 잔 다르크도 마녀 재판을 받고 처형됐다. 마녀가 악의 화신이 된 것은 도미니코 수도회에서 예수와 대립된 존재로 지목했기 때문이었다. 중세 마녀사냥은 1484년 교황이 '긴급요청' 회칙을 통하여 마녀가 있다고 발표했으며 1487년 하인리히 크레이머와 자콥 스프렝거가 “마녀의 망치 (Malleus Maleficarum)” 라는 마녀사냥 지침서를 내면서 본격화 됐다. 


이 책에 보면 여성들이 주로 마녀가 되는 이유로 ''여성이 잘 속아 넘어가고, 머리가 나쁘고 정욕에 취약하고 유혹에 쉽게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여성을 비하했다. 또 마녀를 고문하고 재판하는 네 가지 방법도 있다. 첫째는 눈물 시험, 마녀는 사악해 눈물이 없다. 그러므로 고문 중에 눈물이 안보이면 마녀다. 둘째 바늘시험, 바늘로 찌르는 고문을 해서 피가 잘 나오지 않으면 마녀다. 셋째 불시험, 불 위로 잘 걸어가면 악마다, 넷째 물시험, 마녀는 물에 빠지면 물위에 떠오른다. 이 고문은 마녀로 잡혀온 사람의 손발을 묶어 물에 던지면 떠오르지 못하면 물에 빠져 죽고 떠오르면 마녀가 되어 화형을 당한다. 


중세가 몰락한 이후에 시작된 근대는 계몽주의의 합리성을 중시했지만 마녀 프레임을 만드는데 협력하고 말았다.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금속 활자 인쇄술도 '마녀의 망치'라는 책이 대량으로 인쇄돼 팔려 나가 마녀사냥을 가속화시켰다. 1490년 교황청과 1538년 종교재판 본부에서 마녀 재판은 '오류'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으나 마녀사냥은 없어지지 않았다. 


십자군 전쟁의 패배로 교황청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이를 타개 할 희생양이 필요했다. 교권의 권위를 위해 공격할 신앙의 적이 필요했다. 교권과 왕권의 강화를 위해 사회악을 조작했다. 과학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현대 마녀사냥은 정치적으로는 전체주의의 산물이며 사회적으로는 집단이 절대주의 신조로 개인을 탄압하는 행위였다. 독일 나치의 우월주의와 일본의 제국주의가 권력으로 학살을 자행하고 구소련이나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인종청소가 변형된 마녀사냥이다. 근대국가는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주로 여성, 유대인, 무슬림, 동성애인과 이주노동자를 이용했다. 


우리나라도 천것, 중놈, 야수쟁이, 빨갱이, 왜놈, 양놈, 종북좌파, 토착왜구 등 프레임을 씌우고 척결을 했다. 어느 나라이든 정권이 바뀌면 신형 마녀를 만들어낸다. 집권자는 권력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 죄 없는 소수세력에게 올가미를 채우고 프레임에 가두어 사회악으로 규탄하고 배척한다. 

인터넷 발달로 마녀사냥은 더욱 지능화되고 고도화 되고 있다.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이 같은 의견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수단과 미디어가 발달되면서 마녀사냥과 재판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신형 마녀의 이름 짓기, 프레임 가두기 등도 매우 기발하다. 마녀의 조작과 재판과 처형의 방식도 시대적 상황에 따라 계속 탈바꿈을 하고 있다. 



마녀재판은 위장술로 단체모임, 광장시위, 방송보도, 신문논평, SNS교신, 의회청문, 법원판결에도 나타난다. 집권자는 마녀사냥을 포장하기 위해 다양하게 상징조작을 하고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궁중심리를 교묘히 이용한다. 조국통일, 새마을건설, 역사세우기, 사회정화, 보통사람, 경제민주, 창조경제, 포용경제, 적폐청산 등의 구호를 내걸고 마녀사냥 감을 찾아내고, 공공의 적으로 내몰고, 흉악한 마녀로 옷을 입히고, 색칠을 하고, 재판을 하고 사회적 처형과 인격적 화형을 한다. 


처음엔 누가 마녀를 만들고 누가 마녀로 몰리고 어떻게 마녀를 재판하고 화형을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지나고 보면 다 알 수 있다. 세상엔 마녀사냥 토크쇼도 하고 마녀사냥 개그도 한다. 그러나 당하는 사람은 너무나 억울해 자살을 하고 광대가 되어 춤을 추기도 한다. 마녀도 없고 마녀사냥도 없는 세상은 언제 오는가?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issuegate.com/news/view.php?idx=560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Warning: include_once(../news/side_banner_menu.php): failed to open stream: No such file or directory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Warning: include_once(): Failed opening '../news/side_banner_menu.php' for inclusion (include_path='.:/usr/share/pear:/usr/share/php')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