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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일파가 아니다” 원일희 SBS 논설위원의 항변
  • 기사등록 2019-07-21 14:05:38
  • 기사수정 2019-07-23 13: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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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토크쇼 직설' 돌연 하차...청와대發 ’친일‘ 공세 있었다...“빨갱이 프레임과 친일파 프레임 다를 게 뭐가 있나”...“언론에 씌운 친일파 굴레”


SBS CNBC의 ‘용감한 토크쇼 직설’ 앵커를 맡아온 원일희 sbs 논설위원은 19일 “나는 친일파가 아니다”고 항변하며 앵커에서 하차했다. 그의 클로징 멘트는 다소 길지만 “국익 위해 냉정하게 외교 해법 찾자고 외친 기자를 익명과 어둠의 칼날로 친일파라고 굴레를 씌웠다”는 내용이다. 


원 위원은 고대신방과를 졸업한 뒤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sbs로 옮겨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다. 


그는 19일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제가 직설의 마이크를 내려놓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 잘못됐고 철회돼야 한다, 그러나 대응은 외교 협상이어야 한다. 문맥, 취지, 의도, 명확했음에도 의병 비하했다, 친일파다, 익명의 청와대 고위관계자 멘트까지 동원된 친일 공세는 집요했고, 어둠속 칼날과 손은 보이질 않습니다. 다르면 너 빨갱이구나, 프레임 씌우던 시절처럼 다르면 넌 친일파다, 언론에 씌운 굴레입니다.

전 빨갱이도 아니고 친일파는 더더군다나 아닙니다. 아베가 잘못이다 수없이 주장했고 개인적으로는 일본제품 안사고 일본차 안삽니다. 전 좌우, 여야, 정파를 빼고, 오로지 국익과 국민에 도움 될 현실적 해법이 뭔가, 균형에 집착하고 고민했던 대한민국 기자일 뿐입니다. 국민은 불매운동 의병정신으로 뭉쳐도 정부 국회 언론은 냉정하게 외교해법 찾자, 그게 국익이다. 감정으로 될 일 아니다. 다시 해보래도 또 반복할겁니다.

좀 듣기 불편해도 듣고 수용하고 토론하고 대안 찾자, 오로지 국민만 보고 직설하고자 했으나 제 역량은 부족했고 영리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균형 잃을까 잡아준 직설 피디, 작가, 제작진, 그리고 제 말과 글에서 논리적 허점과 표현의 오류를 지적해주신 수많은 시청자께 머리 숙여 진심 감사합니다. 저는 떠나도 직설은 계속됩니다.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원 위원이 친일파로 몰린 나흘 전 방송 발언은 어떤 내용인가. 


원일희 논설위원(사진)은 지난 15일 ‘원일희의 직설, 반일 감정 자극이 해법은 아닙니다’라는 클로징멘트에서 “1910년 국채보상운동과 1997년 IMF 금 모으기 운동을 기억하자, 이순신 장군은 단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했다, 의병을 일으킬 정도의 사안이다, 동학 농민운동 때 ‘죽창가’를 불렀다와 같은 발언들이 위정자인 대통령과 민정수석, 안보차장, 여당의원, 같은 맥락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의 방향이 엿보입니다. 싸움, 필요하다면 해야죠. 그러나 전쟁은 이길 전쟁만 해야 합니다. 강제징용 판결이 문제의 본질과 핵심입니다. 의병으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백 년 전 구한말을 복기하며 당시 해법 운운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그때 그 방법으로 나라를 구하긴 했습니까. 오판에 또 오판, 지는 싸움에 끌려 들어가서 나라가 어떻게 됐습니까. 필요한 싸움이라면 해야겠지만 질 싸움에 끌려들어가는 것은 재앙입니다. 아베, 저도 밉지만 반일감정 자극이 해법은 아니라는 생각 바뀌지 않습니다. 친일청산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강제징용 판결에서 비롯된 한일 갈등과 경제보복 후폭풍, 이건 친일청산과 별개의 문제로 분리하는 게 정치하는 사람들의 역할이라 믿습니다.” 



♦나흘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미디어오늘과 방송인 김어준 등이 원 위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맹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더불어민주당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미디어오늘에서 기자생활을 한 인연이 있다.


미디어오늘은 ‘원일희 SBS 논설위원 의병이 나라 구했냐 비하’라는 제목의 16일자 기사에서 원 위원을 향해 “당시 의병전쟁을 폄훼하는 발언으로 들린다”, “당시 친일파들이 즐겨 쓰던 논리다”, “패배주의 역사관으로 들린다” 라고 비난했다. 

미디어오늘은 청와대 고위관계자와 통화한 내용까지 상세히 공개하면서 원 위원을 정조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원 위원의 클로징멘트에 대해 “일본인 시각에서 보면 맞는 주장이지만 한국인 시각에서는 틀린 주장”이라거나 “이런 분들이 그 시대 태어났다면 절대 의병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폄하했다. 또 그는 “방송의 논리대로라면 일본이 어떤 무리한 요구를 해오더라도 다 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라고 했다. 


방송인 김어준은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방송에서 “이런 말을 한 친일파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다”며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지레 두려울 수는 있다. 그래서 이길 전쟁만 해야 한다며 겁먹는 것까지는 이해가 간다”며 “그런데 그게 마치 무슨 대단한 지혜라도 되는 양 포장하는 건 하지 말자”라고 했다. “ "무서우면 그냥 가만히 계시라”라며 “이런 논리는 일제시대 때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독립운동한다고 독립이 빨라졌겠느냐?' 백선엽은 독립군 때려잡던 전력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일 감정 자극하지 말고 합리적 해법 찾자. 원만히 타협해서 일본 제안을 수용하자'는 주장은 일제가 우리 외교권을 박탈하려 할 때 이완용이 한 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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