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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 과천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찜통더위 속에서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요구는 단순명료하다.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합 측과 안양과천교육지청의 과천초 증개축 협약서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거창한 것 같지만 학교환경을 개선해 자녀들이 안전한 학교에 다니게 해달라는 요구에 불과하다. 


지난 18일 과천초 학부모 50여명과 과천시의회 고금란, 박상진, 김현석 의원이 과천초 증개축을 요구하면서 경기도교육청 입구에서 집회를 한뒤 도교육청을 한 바퀴 돌면서 행진을 했다. 사진= 과천초 학부모 제공


지난 15일 과천초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공개된 학교시설은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벽에 금이 가고 천장에 곰팡이가 슬었다. 시설 노후화가 심각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김종천 과천시장도 자신의 모교인데 안타깝다고 했다.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학교와 교육당국, 과천시 책임이 크다. 먼저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고 하루 빨리 시정조치 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교복도 무상으로 준다고 자랑한다. 푼돈으로 생색내기에 바빠 정작 가장 기본인 시설에 대한 투자는 이리 외면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이미 지난 해 1월 안양과천지원청은 과천초 증개축이 파기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과천시청으로 보냈다. 그렇다면 과천시가 학교 측에 통지했을 것이므로 학교장 등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학교장은 학교 행정가다. 먼저 팔 걷어붙이고 나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협약서가 파기돼서는 안 된다고 항의하고 다녀야 했다. 

과천시청은 그동안 뭘 했을까. 협약서가 파기되면 학부모들의 큰 반발이 있을 것을 예상했을 텐데 왜 방치했는지 의문이다. 허울 좋은 공약이나 굵직한 사업만이 전부가 아니다. 혁신지구 지정됐다고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을 등한 시 해서는 안 된다. 과천시는 과천초 리모델링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야 했다. 복지부동한 것이 아니라면 이럴 수가 없다.


교육당국은 과천초 학급당 정원을 30명으로 계산해 증축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당장 내년에 교실이 부족하지 않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만약 내 후년에 교실이 부족하면 어린 학생들이 집 옆에 있는 학교를 두고 큰 대로 건너있는 학교를 다녀야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학급당 인원이 20명이라고 공공연하게 페이스북에 올리고, 언론 인터뷰에서도 밝히고 있다. 이는 앞으로 학급 정원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때를 대비해서라도 학교 증축은 필요하다.






교육지원청이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와 과천초 건물을 둘러보고 한 발 물러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원청 관계자는 “주공 1단지 조합 측이 49억원 지원 협약을 그대로 유지해 기부채납을 하겠다고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주공 1단지조합 측은 묵묵부답이다. 인근 단지는 학교용지부담금이 부당하다며 국가권익위원회에 제소했다. 이것을 보고 학교용지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판단, 기부채납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꼼수는 아닐 것으로 믿고 싶다. 


과천초 학부모 김모씨는 “1단지 재건축으로 미세먼지, 분진 뿐 아니라 공사차량으로 인한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그 흔한 공기청정기 설치도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기부채납으로 학교시설을 증개축 한다고 해 참았는데 이제 와서 못 해 준다고 하다니” 라며 씁쓸해 했다.


80년대 지은 아파트는 낡아서 못살겠다고 재건축하고, 70년대 지은 학교 건물은 아직 B등급이라서 괜찮다고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과천에서 일어나고 있다.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가 앞장서야 할까? 자녀돌보기에 바쁜 학부모들이 언제까지 거리에 나서 소리치고 다녀야 하나. 교육당국과 과천시의 책임행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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