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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블랭크 서울 공연, 이색 클래식 공연으로 찬사 받아
  • 기사등록 2019-06-24 07:35:11
  • 기사수정 2019-06-24 07: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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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음악가들의 열정과 아이디어, 예술성과 재능이 빛났다. 낮잠을 자면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이런 클래식 공연은 처음이다. 쉽게 다가갈 수 없는 클래식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었다. 


지난 22일, 강남 부띠크 모나코 4층 라운지에서 펼쳐진 <앙상블블랭크 2019 서울 공연>.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날 앙상블블랭크는 오후 3시에 열리는 “낮잠 공연”’과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는 “와인과 함께하는 저녁 공연”으로 두 차례의 상이한 컨셉의 공연을 펼쳤다.




와인 잔을 손에 든 채 음악을 들으면서 낮잠에 빠져드는 관객이 눈에 띄었다.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클래식 공연하면 떠오르는 분위기와 딴판이다. 피아노와 플롯. 그리고 타악기로 이루어진 트리오곡은 1시간 50분 동안 쉬지 않고 연주되는 특이한 곡이다.

현실이 가상인지 현재가 미래인지 꿈꾸듯 잠으로 빠져들게 하는 음악을 들으며 관객들은 이내 휴식과 잠에 빠져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불협화음이 계속 울리는 곡을 들으며 집중하지 못하고 공연장을 떠날 법도 한데, 단 한명의 관객도 이탈하지 않고 펠트만의 음악을 온 몸으로 느끼는 모양이 매우 새롭다. 특히 부모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어린이 관객들도 펠트만의 음악을 지루해하지 않았다. 



저녁 7시 반 공연의 첫 곡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이 또한 색다르다. 무대의 중앙이 아닌, 공연장 한쪽 끝 쪽에서 첼리스트가 바흐의 선율을 담백하고 진중하게 연주하며 관객을 바로크시대로 안내했다. 바흐의 선율은 공연장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잘 어울리며 저녁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어서 펼쳐진 쇤베르크의 <달빛에 홀린 삐에로> 공연은 화려하고 새로웠다. 소프라노,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롯, 클라리넷으로 이루어진 앙상블은 음악감독 최재혁의 지휘로 안정되고 화려한 음색을 뽐내는 공연을 하였다.

 삐에로 분장을 한 마임이스트와의 협업으로 공연은 한층 더 다채롭고 흥미로웠다. 이 곡 또한 한국에서 전 곡을 연주하는 실연을 들을 기회가 많지는 않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며 삐에로와 함께 달빛에 빠져들고 있었다. 

세 번째 곡은 앙상블블랭크 음악감독 최재혁의 플롯 솔로곡 한국 초연이었다. 4분짜리 짧은 곡이지만 관객들에게 최재혁표 음악을 뇌리에 각인시키기엔 부족함 없었다. 폴란드 출신 실력파 플루티스트 라팔 졸코스(현 대전시향 플루트 수석)의 과장되지 않은 솔직한 연주는 작품을 더욱 아름답게 승화시켰다.

 마지막 곡은 메시앙의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였다. 현대음악 치곤 비교적 알려진 곡이지만 이 또한 전곡을 실연으로 듣기는 쉽지 않다. 앙상블블랭크의 실력파 연주자들은 메시앙의 이 명곡을 감동적으로 연주해 내었고 특히 솔로 파트의 연주는 앙상블블랭크 연주자들의 실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진지하게 혼신을 다하는 연주자들의 공연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현대음악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새롭고 재미있다.’ 불협화음 가득한 현대음악이 이렇게 재미있다니...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입을 모아 소회를 밝혔다. 

앙상블블랭크는 현대음악이 결코 어렵지 않고 흥미롭다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전석 무료 공연이었다. 


앙상블블랭크 음악감독인 최재혁은 "현대음악을 딱딱한 공연장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긴다면 결코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고 새롭고 흥미롭게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을 위해서 2년여 기간 동안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기쁘다고 했다.


앙상블블랭크는 2015년에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을 중심으로 젊은 음악인들로 결성된 연주 단체다. 국내외 명문 음악대학에서 공부한 젊은 연주자들이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서 마음을 모았다. 20세기 음악과, 21세기 음악, 그리고 현존하고 있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초연하며 새로운 음악의 본질적 의미와 미학을 관객과 공유하는 게 목표다.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김보영, 안희진, 정다현, 바이올니스트 김예지, 장은경, 한윤지, 첼리스트 이호찬, 크리스틴 리, 플루티스트 라팔 졸코스, 클라리네티스트 김길우, 퍼커셔니스트 이원석, 소프라노 양희원, 마임이스트 왕성훈이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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