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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춘에 마음심이다.
9명의 여인들이 만나 오늘까지 수 십년이 지나고 있다. 왕언니를 중심으로 나름 다들 개성강한 당찬 여인들이다. 


오늘은 왕언니와 두 번 째인 나 덕분에 엄청 웃었다. 평소 감성과 지성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분이었기에 우린 더 유쾌(?)했다. 뭔가 생각보다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당황한 실제 상황을 재현했기 때문이다. "노란국물에 당근도 들어가고 감자도 들어가는 것"하자 우리가 동시에 "카레"하고 "길죽하니 회초리처럼 생긴 거"하니 "우엉"이요. 이런 코메디가 없다.


나는 또 어떤가? 10시 50분에 만나 함께 가기로 한 장소에 전혀 의심도 없이 9시 50분에 도착하여 '나는 도착했어요'하고 카톡을 날렸더니 다들 놀래 지금 1시간 전이라고 연락이 왔다. 황당 그 자체다. 이젠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다. 우리의 나이가 익어가면서 너도나도 겪는 웃을 수 밖에 없는 일화 중 한 예에 불과하다.



머리 속은 멀쩡한데 말이 되어 나오지 않고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갈팡질팡 우왕좌왕 당황하는 경우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각자의 경험들을 얘기하다보니 서로가 공감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젠 나이들이 부모님 문제, 자신의 건강 문제가 주 화제가 되고 있다. 부모님이 살아 계셔서 감사함도 잠시 제대로 보살펴 드릴 수 없음에 안타까워함이 더 크다며 앞으로 우리들의 일임을 인지하며 수다로 얘기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자식들을 낳고 키울 때는 자식들 일로 웃고 울며 다닌 추억들을 떠올리며 우린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가며 지금까지 세월을 함께한 것이다. 이젠 대화의 내용이 자식에서 부모문제, 자식문제, 건강문제로 더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음에 우린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만큼 우리들 각자의 삶도 변화무쌍하다. 다만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다를 뿐이다. 또한 함께 얘기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우린 지금 계절로 따지면 가을을 지나고 있을 것이다. 삶의 무게가 수확이라면 잘 갈무리하고 겨울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항상 봄날 일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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