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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고 진다. 진한 빛깔로 눈길을 끌던 영산홍과 철쭉이 질 때쯤 순백으로 눈부시게 피어나는 5월의 꽃이 있다. 진한 향기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 조용히 살펴보면 저 만치 키 큰 나무에서 하얀 꽃들이 소복이 피어있다.




가로수 이팝나무가 향기를 뿜는다. 학명이 치오난투스 레투사(Chionanthus retusa)다. ‘하얀 눈꽃’이란 뜻이다. 서양에서는 하얀 눈꽃이라 불린 이팝을 우리네는 멀리서 바라보면 꽃송이가 사발에 소복이 얹힌 흰 쌀밥처럼 보여 '이밥나무'라고 했다. 이밥이 이팝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만큼 밥이 귀해서일까.

이팝나무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다. 이 꽃이 여름이 들어서는 입하(入夏)에 피기 때문에 입하목(入夏木)이라 불리다가 입하가 연음되면서 '이파', '이팝'으로 되었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이팝나무는 한 해의 풍년을 점치는 나무로 전해오기도 한다. 흰꽃이 많이 피는 해는 풍년이, 꽃이 많이 피지 않은 해는 흉년이 든다고 믿어 왔다. 그렇다면 올해는 분명 풍년이다.





이팝나무가 동네 곳곳에서 소복히 피어날 무렵이면 뒷동산에는 아카시아꽃 향내가 진동한다. 산에 나무가 필요할 때는 요긴하게 버팀목이 돼 주었지만 이제 와서 생장이 빨라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다 베어버린다. 

이제 흔하게 먹는 아카시아 꿀도 조만간에는 씨가 마르지 않을까 싶다.하기야 일제시대 우리 산천을 못 쓰게 하려고 심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래도 5월의 산행을 즐기는 이유가 하얀 꽃과 향기에 취하는 맛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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