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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발언 파문 일파만파...홍 전 대표, 문 대통령도 비판
  • 기사등록 2019-05-12 22:32:49
  • 기사수정 2019-05-13 20: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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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저급한 용어로 표현했다가 긴급 사과했지만 파문이 일파만파다. 여당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사과를 정중하게 다시 할 것을 요구하면서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 보수진영에서도 “물지도 못할 거면 애초 짖지도 말아야지”라며 사과를 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사생결단 식 대결정치를 하면서 정치언어가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다. 극단의 정치에 대한 반성과 자정노력이 시급하다. 


문 대통령 "막말과 험한 말, 분열정치로는 희망 못 줘"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며 우회적으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최근 비속어 사용을 겨냥했다. 문 대통령은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작심하고 자유한국당을 정면 비판했다.



홍준표 "보수의 품위 훼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 원내대표의 발언 파문에 대해 “지금 보수의 품위를 심각히 훼손 하고 있다"며 "나도 그 말을 인터넷에 찾아보고 그 뜻을 알았을 정도로 참으로 저질스럽고 혐오스러운 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뜻도 모르고 그 말을 사용했다면 더욱 더 큰 문제 일수 있고, 그 뜻을 알고도 사용했다면 극히 부적절한 처사"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 "인터넷상 표현 무심코 사용" 


나 경원 원내대표(사진)는 11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재인 정부를 ‘독재 정부’라고 비판하며 "(대통령 특별대담 때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받고 있다"며 "기자가 대통령에게 좌파독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도 못하느냐. 묻지도 못하는 거, 이게 바로 독재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빠’ ‘달창’ 표현 후 파문이 일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모욕했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불거지자 나 원내대표는 집회가 끝난 지 3시간 30분 만인 오후 8시40분에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과했다.

사과문을 통해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 그는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진화에 부심했다.



문빠와 달창의 의미는


‘문빠’는 ‘문재인 빠순이·빠돌이’ 준말이다. ‘빠순이’라는 단어는 1990년대 전후로 국내에 처음 아이돌 그룹 등이 등장하면서 나온 말로 아이돌 그룹 멤버의 언행 등을 무차별적으로 추종하거나 찬양하는 사람들을 비판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합성어인 ‘문빠’는 문 대통령을 무차별적으로 찬양, 숭배하려는 사람들을 꼬집는 말이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이다.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일부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비하하는 용어다. ‘달빛기사단’은 문 대통령의 성인 ‘문’을 영어로 달을 뜻하는 ‘문·moon’으로 칭해 붙인 이름이다. ‘달창’이라는 말은 문 대통령의 성인 문(Moon)을 ‘달’로 여기며 자신들을 ‘달빛기사단’이라 지칭해왔던 친문 네티즌들의 행동을 ‘창녀’라 비판하며 나온 말이다.



민주당 "사리분별력 부족이거나 교활한 것"

손혜원 "마구 떠드는 것 다 모아 세상 무서운 것 보여줄 것"


 더불어민주당은 12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여성 혐오적인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와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며, 정중하게 다시 사과하고 재발 방지까지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나 원내대표가 여성 혐오적인 일베 용어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그가 사과한다고는 했으나 과연 사과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달창'이라는 누가 봐도 생경한 단어를, 법관 출신인 나 원내대표가 모르고 썼다는 말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며 "그의 말대로 의미를 모르고 썼다면 사리분별력이 없는 것이고, 알고도 모른 척 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별도의 서면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나 원내대표는 사과 입장을 냈으나,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이나 약속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나 원내대표를 겨냥한 페이스북 글을 통해 "표현의 의미와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 모르고 쓴 게 더 한심한 일인 걸 아직도 모르시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걸 핑계라고 댑니까? 요즘 내뱉는 말들도 의미도 모른 채 마구 떠드는 것이었군요"라며 "인내하면서 오늘 같은 헛발질을 모아가고 있다. 세상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보수파들 되레 나 원내대표 사과한 것 트집 삼아 비난


보수진영 사람들도 포털 사이트의 관련기사에 댓글을 통해 “토착왜구라고 비난하는 것은 괜찮으냐”라고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판했다. 또 “이해찬 대표나 설훈 의원이나 한국당을 비난하는 말을 한 뒤 사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며 긴급히 사과한 나 원내대표를 책망하는 댓글도 올렸다.

일부 네티즌은 나 원내대표의 투쟁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한국당의 웰빙정당 분위기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바른미래 " 극단의 정치가 만든 폐해"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나 원내대표의 비속어 사용 물의는 극단의 정치가 만들어내는 폐해”라며 “정치인의 막말은 나 원내대표 뿐 아니라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돌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에 대해 ‘센 말’을 해야 주목 받고, 박수 받고 그러다 보니 ‘막말’도 서슴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 말도 의미를 모르고 내뱉는 지경에까지 이른다”며 “극단의 정치에 대한 자성과 자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성의원들 "나 원내대표 사퇴하라"


여당은 13일 나 원내대표를 향한 압박의 강도를 더 높였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달창'은 문 대통령 여성 유권자를 대상화해 맹목적으로 비하하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여성 혐오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도 이날 오전 공동성명을 내고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그것도 여성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도 아닌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저급한 비속어를 사용하여 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준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국민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하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 페이스북 비속어로 도배 


나경원 원내대표의 페이스북은 12일부터 ‘달창’을 빚댄 비속어로 나 원내대표를 비난하는 글로 도배가 됐다. 나 원내대표가 부처님오신날의 소회에 대해 올린 글에 댓글 수백개가 달렸는데 대부분 ‘X창’ 같은 비속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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