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자 이슈로 떠오른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박근혜 정권 때 프랑스 용역을 받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겨우 결론 냈다. 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부산 오거돈 시장이 선거 때 공약이라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고 나서고 청와대가 마치 부산과 대구에 공항 하나씩 지어줄 것처럼 방임하면서 정치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덕도로 가든 김해공항으로 가든 대구와 경북 사람들은 불만이다. 가까운 밀양신공항 예정지가 수포로 돌아간 뒤 가덕도든 김해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시큰둥하다. 더구나 문재인 정권 들어 대구 경북만 한국당 소속 시도지사이고 부산 울산 경남 단체장은 모두 민주당이어서 경남북이 분리된 양상이다. 인근 지역의 의견을 배려하기보다는 지역이기주의로 기우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혈세 낭비가 심해질 것은 자명해진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기태 부산 강서구청장(73)이 가덕도 신공항을 공개 반대하고 나섰다. 그의 지역구엔 김해공항과 논란의 가덕도가 있는데도 그렇다. 다시 말해 가덕도를 반대하면 그 쪽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과 부산울산경남 단체장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이는 데 반기를 들고 “가덕도 신공항을 짓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노 구청장은 30일 부산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4일 부울경 김해신공항 검증단 발표회가 지적했던 검증단 조사의 문제점을 다시 조목조목 지적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노 구청장은 우선 김해 신공항(김해공항 확장)에 대해 "김해공항 활주로 끝에서 1.5㎞ 거리에 있는 높이 45ｍ 오봉산은 항공기 이·착륙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검증단은 이를 절취하는 데 2조원이나 든다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검증단이 3.2㎞ 활주로가 짧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최종보고회에서 북풍이 세게 불 때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행기가 착륙하는 상황을 가정해 활주로를 이탈하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이는 바람을 안고 이·착륙하는 비행상식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 했다.

그는 "부울경 검증단 검증결과는 이처럼 대부분 오류와 거짓투성이"라며 "이는 김해신공항을 반쪽짜리 공항으로 몰아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 대신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덕신공항에 대해서도 "(가덕신공항은) 10조원 이상 비용을 들이고서도 앞으로 20년 안에는 개항할 수 없다"며 "가덕신공항은 대구·경북은 물론 울산까지 외면받는 부산만의 공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해신공항은 애초 2026년 개항할 예정이었지만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해 7월 시정목표로 가덕신공항 건설을 주장하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소모전을 중단하고 김해신공항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가덕신공항 불가' 방침을 밝히자 오 시장이 국무총리실이 검증해달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국무총리실에서 안 되면 청와대에서 검증해 달라고 할 것인가"라며 "이는 정부 조직을 부정하는 해괴한 논리"라고 비판했다.

노 구청장은 앞서 지난 24일 오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울경 검증단 발표회 때도 공개리에 검증단 주장의 문제점을 질타했다.

그는 "김해신공항을 반대하기 위해 짜여진 보고회"라며 "가덕도로 갈 경우 울산이 동남권신공항 사업에서 이탈할 것"이라며 "만약 가덕도에 공항이 생기면 경남 북부지역, 울산 등은 가덕도로 오지 않고 대구공항을 이용하게 된다. 신공항 여객수요가 축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덕도 지역은 평균 수심이 25m에 이른다. 태풍 등을 견디려면 방파제 건설 등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 구청장은 15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민주당 소속 재선 구청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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