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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미세먼지 수치부터 확인한다. 6살 아이가  “할머니, 앞에 있던 산이 없어졌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대기질이 나쁘다. 온통 나라전체가 미세먼지 노이로제에 걸렸다. 

초미세먼지 수치가 높으면 하나같이 마스크부터 먼저 챙긴다. 어린이든 노약자든 산모든 환자든 일단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선다. 마스크를 쓰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런가? 


환경부 미세먼지 행동요령. 

반론이 만만치 않다. 미세먼지 전문가인 아주대 장재연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부가 마스크를 꼭 쓰라고 해서 마스크를 과도하게 착용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고, 아예 “웬만하면 마스크를 벗어라. 마스크가 몸에 더 해롭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마스크는 정상적인 호흡을 방해해 오히려 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마스크를 써서 미세먼지의 피해가 줄어들었다는 연구 논문은 거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서 나온 초보적 실험을 담은 딱 두세 편뿐이다.

미국 흉부학회는 마스크를 쓰는 데 대한 경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두었다. “보호용 마스크가 1회 호흡량을 감소시켜 호흡 빈도를 높이고 폐포와 폐에서 환기를 감소시키며 심박출량 감소 등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과학적이고 구체적이다. 싱가포르는 24시간 평균 PM2.5 농도가 250㎍/㎥일 때 마스크 착용을 권유한다. 그런데 그 정도 오염 상황은 거의 없다. 

싱가포르 정부는 노인, 호흡기 또는 심장 질환자, 임산부의 경우는 착용 시 불편함을 느끼면 N95 마스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미국 FDA나 홍콩 의학회도 같은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경부는 시도 때도 없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산모나 노약자 환자 등에게 마스크 착용에 대한 주의를 해야 하는데도 일절 하지 않는다.

지자체 역시 경쟁적으로 시민들에게 마스크 나눠주는 것을 대책이라고 나열한다. 수도권의 한 국회의원은 “미세먼지 마스크를 지급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플래카드를 지역구에 내걸기까지 했다.


신창현 과천의왕 지역구 의원이 최근 내건 플래카드. 



미세먼지가 30~40년 전에 더 심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때는 우리도 오늘의 중국 베이징이나 인도 뉴델리 등처럼 메케한 매연을 마시며 살았다.

마스크를 착용해도 불편함이 없고 심리적으로라도 안정이 된다면 착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임산부나 심장이나 폐 등의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 노인들의 경우는 정부가 나서 마스크 착용을 조심하도록 권고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해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해서 이 같은 ‘불편한 진실’을 언제까지 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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