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해! 당장 하라고!” 부장검사 강성태가 소리쳤다. 조폭 보스 황철범은 아니꼬운 눈초리로 노려봤다. 뭔가 두 사람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10일 저녁 드라마 ‘열혈사제’의 촬영 현장. 열기가 뜨겁다.
윽박지르고 반발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별장 내실 식탁에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다. 이날 촬영분은 10,11회분이라고 한 스텝이 말한다. 다음 주와 다다음주에 방영된다고 한다.
주변엔 스텝들이 20~30명 둘러싸고 있다. 촬영차량과 배우들과 감독이 타고 온 차량이 집 안팎에 줄을 잇고 주차돼 있다.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의 촬영장 장면들이다. 이 드라마는 전날 시청률 16%일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
이 드라마의 촬영지가 과천 무네미골이다. 10일 오후 6시 관계자 협조를 얻어 촬영장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열혈사제는 이곳에서 9,10일 연속으로 밤새 찍었다. 하루 쉬고 12일 다시 여기서 촬영한다고 한 스텝이 전해주었다.
별장 아래로 멀리 청계산이 굽어보인다. 1만여 평의 잔디밭에 150여 그루의 노송이 넉넉함과 위용을 뽐내고 있다. 귀한 석재 탑들이 즐비하다. 바로 뒤와 옆엔 우면산 등성이가 이어진다. 3000평의 땅에 유채꽃이 곧 핀다고 한다. "수도권에서 드라마 촬영지로 이 만한 곳이 없다"고 한 스텝이 들뜬 소리로 말했다.
♦공공택지지구 계획에 포함된 촬영지
열혈사제 촬영지는 과천 무네미골에 있다. 4호선 선바위역 옆 좁은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큰 대형철문이 나온다. ‘개조심’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이 공간엔 2층 별장과 옆 단독주택 한 채, 비닐하우스, 사무실 등이 있다. 세 가구가 거주한다. 철문 안엔 관리인이 출입자를 체크한다.
'과천공공택지개발반대비상대책위원회' 이용배 위원장은 "이곳을 1년 반 전인 2017년 6월 경매로 매입해 가꿨다"고 했다. 소나무와 잔디밭이 있는 곳은 1년 반 전만 해도 잡목 아카시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비가 오면 우면산에서 큰 물이 쏟아지는 곳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곳을 복합문화단지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밭 3000평에 유채꽃이 피면 장관이 될 것이다. 유채꽃과 현재 비닐하우스에서 키우고 있는 딸기, 거기에 나비와 벌이 날아다니는 자연농원을 꾸민 뒤 어린이들에게 개방, 꿈을 키워 주는 장소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또한 과천 뒷골에 사는 가수 아이유처럼 아이돌들의 연습장을 무료로 빌려줘 문화공연장으로 꾸미는 구상도 검토하고 있다.
이 집 바로 밑에는 미술관이 있다. 촬영지와 주변 문화시설이 어우러지면 과천명소가 될 만해 보였다.
그러나 이 지역은 3기신도시 과천 공공택지지구 개발계획에 포함돼 있다. 원래 과천동만 개발할 계획이던 것을 김종천 시장의 ‘플러스 알파’ 구상으로 갑작스레 이곳이 포함돼 주민들이 황망해하고 있다고 한다.
무네미골 주민들은 매일 아침 과천시청에서, 매일 밤 김종천 과천시장이 사는 아파트 앞에서 ‘목포의 눈물’ 시위를 벌인다. 주민들은 지구계획 초안이 나오는 5월 안에 김종천 시장에게 문화단지로 자체 개발할 테니 개발을 유보해달라고 설득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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